‘혐한 논란’ 넘자…방콕 K박람회 600개사 참여, 문화·산업 교류 맞손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11. 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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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합동 개최, 韓기업 155곳·동남아 540곳
콘텐츠·농식품·뷰티·패션 등 사업 기회 모색
콘진원도 방콕에 9번째 해외비즈니스센터
年비즈매칭 100건 목표 등 공공·민간 지원
박웅진 센터장 “현지 문화 존중하며 쌍방교류”

“문화를 상품화한 한국의 진보적인 사례가 인상적입니다. 앞으로 타이 문화를 세계적으로 홍보할 비결을 한국에서 배우고, 양국 교류도 적극 돕겠습니다.”

한국과 태국이 K팝·K콘텐츠의 현지 인기를 등에 업고 공공·민간 교류 확대에 나선다. 10일(현지 시간) 센타라 그랜드&방콕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K-박람회’에서 유티카 태국 문화부 사무차관보도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만나 이렇게 환담을 건넸다.

‘2023 K-박람회’ 개최를 기념한 10일 태국 문화부 환담장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왼쪽 다섯째)과 유티카 태국 문화부 사무차관보(왼쪽 여섯째) 등 관계자들.
태국 신정부, 韓모델 본따 ‘소프트파워 육성’
“문화 산업화 선진사례, 적극 배우고 협조”
최근 출범한 태국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면, 이는 의례적인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타 타위신 신임 태국 총리는 최근 ‘소프트파워 육성’을 주요 정책 목표로 내걸었다. 또 우리나라 문화 정책과 콘진원 모델을 벤치마킹해 ‘태국콘텐츠진흥원’(THACCA·타카)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공동으로 ‘2023 태국 K-박람회’가 방콕에서 열렸다. 9~12일 나흘 일정으로 양국 기업 교류와 소비자 대상 컨벤션·공연 등이 진행된다. 먼저 9~10일 기업 간(B2B) 수출상담회에선 콘텐츠, 농·수산물, 소비재 등 분야에서 1:1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155개 사와 동남아 권역 456개 사 바이어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1~12일엔 소비자 대상 한류 상품 홍보, 샤이니 키와 온앤오프 등 K팝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이 열린다.

관계부처 합동 2023 태국 K-박람회 중 9~10일 센타라 그랜드&방콕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기업 간(B2B) 수출상담회 현장.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태국 K-박람회의 기업 간(B2B) 수출상담회에서 1:1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 중인 한·태 기업 관계자들.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때마침 올해 콘진원의 9번째 해외 지사도 방콕 통로 지역에 있는 티원빌딩에 문을 열었다. 조현래 원장은 이날 태국비즈니스센터 개소식에도 참석해 “우리나라에 약 11만개 콘텐츠 업체가 있는데 이 중 90%는 연 매출 10억원 이하, 직원 10인 이하의 소기업”이라며 “현실적으로 해외 지사를 운영할 수 없는 여건이기에 콘진원 센터가 해외 거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센터는 공공 교류와 민간 협력을 돕는다. 가령 민간 분야에서 우리나라 콘텐츠의 태국 현지화 리메이크 지원, 공동제작 지원, 수출 상담 등을 도울 예정이다. 앞서 드라마 ‘보이스’ ‘별에서 온 그대’ 등이 태국 현지화 제작을 통해 흥행한 바 있다. 영화 ‘랑종’도 나홍진 감독과 태국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공동 제작해 누적 관객 수 약 100만 명을 기록한 선례다.

9일(현지 시간) 센타라 그랜드&방콕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K-박람회’회 현장에서 박웅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태국비즈니스센터장.
태국은 주변 동남아 국가에 끼치는 문화적 영향력이 큰데다, K콘텐츠에 대한 호감도와 소비 여력이 높아 우리 콘텐츠 업계에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다만 콘텐츠에 태국 문화를 비하하는 발언과 인식을 담는 등 감수성의 미비로 반감을 사지 않도록 주의도 필요하다. 지난해 드라마 ‘빅마우스’에서 대사에 태국 음식 똠얌꿍을 비하하는 표현을 담는 등 비판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박웅진 콘진원 태국비즈니스센터장은 “K콘텐츠가 넷플릭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시차 없이 바로 유통되기 때문에 이런 점이 더 중요해졌다”며 “한국 콘텐츠를 현지에 알리는 것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태국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태국 일각에서 불거진 ‘혐한’ 논란에 대해서도 박 센터장은 “오히려 교류를 통해 반전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해당 논란은 최근 급증한 국내 불법 체류자 문제로 법무부가 태국인의 입국을 불허하는 사례가 늘면서 일부 태국 네티즌들이 ‘한국여행 금지’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표면화됐다.

박 센터장은 “대다수 태국인들도 불법체류 문제를 알고 있다. 혐한 정서가 사회 전반에 깔린 것은 아니고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부 한국에 대한 불만이 이번 사태로 불붙은 것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관광, 사업 등을 하면서 한국인이 알게 모르게 우월적 감정을 드러내면서 쌓인 문화적 반감이 있을 수 있다”며 “사업적 진출을 할 때도 상대국의 입장과 문화를 존중해주는 역지사지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 태국비즈니스센터 개소식에서 지경화 콘진원 한류지원본부장, 이유현 한태교류센터 대표, 조현래 콘진원장, 조재일 주태국한국문화원장, 김종민 한태상공회의소 회장, 이완규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방콕=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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