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툭하면 판매 제지, 혼란만 키운 금감원

최석범 2023. 11. 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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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보험 상품 판매 간섭이 부쩍 늘었다.

툭하면 보험사의 상품 담당 임원을 호출하고 인수 기준에 개입한다.

금감원의 개입은 보험사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금감원이 보험사의 상품 모집 전반을 관리·감독한다곤 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법은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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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금융감독원의 보험 상품 판매 간섭이 부쩍 늘었다. 툭하면 보험사의 상품 담당 임원을 호출하고 인수 기준에 개입한다. 시장은 금감원의 개입을 절판의 기회로 삼는다. 이쯤 되면 금감원이 의도적(?)으로 시장에 혼란을 부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정도다.

금감원의 개입은 보험사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새 회계제도 도입(IFRS17)은 미래 이익의 가늠좌를 바꿨다.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가 중요해진 탓에 보험사들은 너도나도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특정 담보의 가입 한도를 한시적으로 높였다. 최근 한 손보사는 독감보험 가입 한도를 통상적인 수준보다 2배 늘리기도 했다.

생명보험사는 종신보험 환급률을 경쟁적으로 올려 판매했다. 10년 만기 상품의 환급률은 최대 117%까지 올라갔다. 100원을 납입하면 117원을 돌려준다. 종신보험은 보장성 상품으로 저축성보험이 아니지만, 저축 상품 콘셉트로 판매했다. 생명보험사의 7~8월 실적이 뛴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인수 지침을 일부 조정했다고 금감원이 사사건건 나서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보험을 비롯한 금융상품은 본질적으로 사행성을 가진다. 보험의 경우 담보 각각에 도덕적 해이 문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도 특정 담보의 가입 금액을 올리거나 내리면 그때마다 감 놔라 배 놔라 할 건지 되묻고 싶다.

금감원의 이런 개입은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부른다. 금감원이 콕 집은 독감보험은 보험사가 주로 취급하는 담보가 아니다. 보험사는 상황에 맞춰 인수 기준을 바꾸며 판매해 왔다. 하지만 금감원의 판매 제지가 있고 난 뒤 절판 마케팅이 벌어졌다. 업계에선 독감보험 절판으로 오히려 주력 상품 판매가 줄었다고 울상이다.

이뿐인가. 금감원이 어린이 보험과 종신보험 상품 구조를 변경하겠다고 한 뒤 시장에선 혼란이 생겼다. 개정 이슈를 활용한 절판 마케팅이 성행했다. 이후에 나온 개정 상품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존 상품과 달라진 건 거의 없었다. 어린이보험은 상품 이름에서 어린이만 빠졌다. 종신보험은 환급률이 더 높아졌다. 일부 생보사는 130%에 달하는 환급률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가 해결되기보단 더 꼬였다.

금감원이 보험사의 상품 모집 전반을 관리·감독한다곤 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법은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를 관리감독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흔들어서도 안 된다. 금감원의 지나친 시장 개입은 득보다 실이 크다. 과열 경쟁과 도적적 해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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