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면 두려웠겠지만 동료와 함께여서…" 시민 극단선택 막은 영웅들

김휘란 기자 2023. 11.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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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조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전주시 마을버스 '바로온' 운전원 박감천 주임(왼쪽)과 노진수 주임(오른쪽). 〈사진=전주시설공단 제공〉

"혼자였다면 두려웠겠지만, 동료와 함께여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박감천 주임. JTBC 취재진과의 인터뷰 중)

전주시 마을버스 운전원들이 차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시민을 구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주시설공단 소속 57세 박감천 주임과 25세 노진수 주임.

오늘(10일) 전주시설공단에 따르면 박 주임은 어제(9일) 오후 4시 30분쯤 회차지에서 마을버스 운행을 마치고 쉬던 중 심상치 않은 상황을 직감했습니다.

버스 옆에 세워져 있던 한 승용차 안에서 하얀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던 것인데요.

차량에 다가서니 열기가 느껴졌고, 진한 선팅 사이로 운전석에는 누워 있는 한 남성의 실루엣이 보였습니다.

박 주임은 JTBC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불이 났다고 생각해 (차량으로) 달려갔는데, 안에서 답이 없자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곧바로 119에 이를 신고한 박 주임은 구급대원과 전화 통화를 하며 현장에 함께 있던 노 주임과 초기 구호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두 사람은 버스 안에 있던 소화기와 비상용 망치 등을 이용해 차 유리문을 깨부수고, 번개탄에서 보닛으로 옮겨붙은 불길을 소화기로 껐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남성은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남성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의식을 되찾았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주임은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며 "혼자였다면 무서웠겠지만, 동료와 함께여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식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정말 안 좋았다"며 "무슨 일이라도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며 구조되신 분이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박 주임과 함께 침착하게 구호 조치를 벌인 노진수 주임도 "진심으로 구조되신 분의 쾌차를 기원한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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