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창궐…예방접종도 없는데 국내는 괜찮나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1.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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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의원 .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호흡기 감염병인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이 중국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하루 한 병원에만 3000여 명의 환자가 찾아오는가 하면, 중국 내 주요 도시의 소아과 병상이 포화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현재 국내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고, 조짐이 좋지 않다”며 의약품 수급 등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10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베이징, 허베이성, 중부 허난성 등 중국 전역에서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에 감염돼 소아과를 찾는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베이징에 위치한 유이병원의 경우 하루 평균 문진 환자만 1600∼18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마이코플라스마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은 주로 5~9세에서 많이 나타난다. 감염이 되면 보통 38도가 넘는 고열과 심한 기침이 동반되고 가래가 섞인 기침이 3~4주 정도 지속된다. 또 일반 항생제와 해열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이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8곳에서 신고 받은 현황에 따르면, 2023년도 44주차(10월 29일~11월4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입원 환자는 168명으로, 지난주(126명)에 비해 42명 늘었다.

하지만 질병청은 “코로나19 팬데믹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땐 현저히 낮은 수치”라는 입장이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 같은 기간에 발생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는 205명, 2019년엔 67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모든 호흡기 감염병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환자 수가 확 줄었는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더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확연히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엔 매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80%가 내성균이라 약이 듣지 않는다”며 “내성균에 사용할 수 있는 약재들이 있긴 하지만 허가 범위가 아니라 약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투약하는 매크로라이드계열 항생제들은 원료 수입약으로 중국에서도 같은 원료 제품을 사용하는데, 중국에서 마이크로플라스마 폐렴이 유행하면서 약품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관계당국은 내성균에 사용되는 대체 약물 사용 허가 기준을 확대하는 등 당장 이에 대한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에서 빠르게 전염되고 예방접종이 없는 만큼 손 씻기 생활화와 감염 시 등교 자제, 기침 예절 지키기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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