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수십억원치 사택도 매각… ‘몸집 줄이기’ 나섰지만, 낙찰률은 ‘뚝’

오은선 기자 2023. 11.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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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말을 앞두고 보유한 부동산들 매각에 서두르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알짜 부지' 매각에 이어 각 지역 본부의 사택 매각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10일 캠코 온비드에 따르면 LH는 지난 8월 분당오리사옥 매각 공고 이후 10월 말부터 지역본부 사택 매각 입찰 공고만 6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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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가격보다 오히려 높아 유찰 빈번
대구는 한 건도 낙찰 없어
몸집 줄이기 나섰지만 재무건전성 개선 ‘글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말을 앞두고 보유한 부동산들 매각에 서두르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알짜 부지’ 매각에 이어 각 지역 본부의 사택 매각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정부의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자산 매각의 일환이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침체돼 있고, 사택은 입지 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유찰되는 건이 빈번하다.

LH 오리사옥 전경/조선DB

10일 캠코 온비드에 따르면 LH는 지난 8월 분당오리사옥 매각 공고 이후 10월 말부터 지역본부 사택 매각 입찰 공고만 6개를 냈다. 모두 아파트로, 대구경북지역본부와 광주전남지역본부, 제주지사 사택 등이다.

대구경북지역본부의 대구시 사택은 총 20가구로 평가액은 약 25억5950만원 수준이다. 광주전남지역본부의 광주시 사택은 3가구로 3억8450만원, 제주지사는 12가구로 평가액만 54억원에 달한다. 매각 재공고 건인 2가구는 강원도 속초시 아파트가 평가액 1억9000만원으로,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가 17억9000만원으로 올라와 있다.

그러나 이 중 제주 4가구, 광주 2가구를 제외하고는 전부 유찰됐다. 특히 대구시의 아파트 20가구는 두 번이나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낙찰된 아파트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대에서 102% 가량으로 책정됐다.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아파트의 낙찰률이 좋지 않은 이유는 가격이나 입지가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구의 20가구는 달서구 도원동에 있는 산새주공7단지 아파트로, 전용면적 59㎡의 최저 호가는 1억1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LH가 내놓은 아파트(전용면적 59㎡)의 최저입찰금액의 최소가격은 1억2300만원이다. 시장가격이 오히려 저렴한 셈이다.

이는 아파트 가격에 수리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사택의 경우 원가에 내부 수리 등 비용을 얹어서 경매에 내놓기 때문에 비싸게 나오는 편”이라며 “또 나홀로 아파트거나 외진 곳에 있는 곳들도 많아 경매에 참여하려는 수요자들은 입지랑 주변 시세 등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H는 아파트뿐 아니라 토지 매각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알짜부지’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토지는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인근 공터로, 공급예정가격은 약 4024억원 수준이다. 사옥부지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경기남부지역본부와 광명시 일직동 광명시흥사업본부, 하남시 풍산동 하남사업본부 사옥 부지 등 세곳의 매각을 결정했다.

LH가 연말을 앞두고 부랴부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이유는 악성부채 줄이기 등 재무상태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택 매각의 경우 대구처럼 낙찰률이 사실상 ‘제로’인 경우도 있어 재무건전성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공기업 중 대표적 재무위험기관인 LH는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 계획에 따라 유휴자산 처분을 추진해 온 바 있다. LH의 2023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2026년까지 부채비율 207% 달성을 목표로 유휴자산 매각,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19.8%인데, 이는 지난해 말 218.7%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LH 관계자는 “최근 매각이 급증한 것이라기보다 정부의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소유자산에 대한 자체 자산매각계획 수립을 올해 1월에 했고, 각 지역본부(지사)별로 매각절차를 추진하다보니 연말에 몰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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