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강타한 이정후 열풍… ESPN도 5년 830억 예상, 류현진 기록 경신 확실시?

김태우 기자 2023. 11.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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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의 연봉 총액은 못해도 5000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2024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이정후(25‧키움)의 지명도와 인기가 동반 폭발하고 있다. ‘악마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시장을 벼르는 가운데, 현지 언론의 몸값 예상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류현진(36)이 세운 KBO리그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 최대 스포츠 네트워크인 ‘ESPN’은 자사 칼럼니스트들의 의견을 종합, 1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FA 시장 선수 랭킹을 공개했다. 대개 많은 매체들이 이정후의 전체 랭킹을 10위권 초‧중반, 야수 중에서는 3~5위 수준을 예상하고 있는데 ESPN의 평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ESPN은 이정후를 전체 14위, 야수 중(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 제외)에서는 3위, 외야수 중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전문가 집단과 ESPN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타 매체는 이정후가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평균 이상의 중견수 수비를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결정적으로 20대 중반으로 나이가 젊다는 것을 핵심 포인트로 뽑고 있다. 좋은 기량에 한창 전성기를 달릴 만한 나이인 만큼 장기 계약이 가능하고, 그렇다면 전체 연봉 총액 또한 크게 뛸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 외야수 FA 시장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도 이정후에게는 좋은 징조다.

ESPN은 ‘이정후는 대다수 팀들이 매일 뛰는 선수(주전을 의미)로 생각하는 견고한 선수다. 또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그렇듯 나이적으로도 친화적인 모델을 제공한다’고 총평했다. 메이저리그 외야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나이도 젊어 많은 구단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재목으로 본 것이다.

이어 ‘이정후는 아마도 임팩트 있는 타입은 아니지만, 중견수도 소화할 수 있으나 중간 정도 파워를 가진 우익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스타일을 설명했다. 포지션은 구단의 판단마다 다르겠지만 중견수 수비가 가능하며,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안타를 칠 수 있는 선수 유형으로 소개한 것이다. ESPN은 ‘다른 타자들이 더 좋은 툴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젊은 나이에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활용성 덕에 야수 FA 두 번째 티어에서 가장 앞쪽에 있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명실상부한 최대어인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를 제외한 야수 중 최정상급 레벨로 평가되는 코디 벨린저, 내야 최대어인 맷 채프먼을 1번 티어에 묶는다면 이정후가 2번 티어의 최상위 선수라는 분석이다.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외야수는 벨린저뿐이다. 이정후가 시장에서 높은 값어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다른 매체의 장밋빛 전망과 동일하다.

이어 ESPN은 ‘이번 계약으로 (이정후를 영입하는 팀은) 11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포스팅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정후의 계약 총액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마지막으로 포스팅해 이 정도 수준의 금액을 받은 젊은 KBO리그 출신 야수는 김하성(4년 2800만 달러)으로 지난 두 시즌 동안 각각 3.7과 4.4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했다’고 김하성과 비교했다.

▲ 이정후는 공수를 모두 갖춘데다 젊은 나이라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곽혜미 기자
▲ 김하성의 성공은 이정후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확신을 더하고 있다

ESPN은 ‘팀들의 피드백을 고려했을 때 이정후의 평균 연봉은 이보다 낮지 않고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한다. 김하성처럼 FA를 앞두고 단기 계약을 우선시할 수도 있겠지만, CBT에 미치는 영향을 낮추고 나이를 활용하기 위해 6년으로 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정후에게 놓인 길은 두 가지다. 3~4년 정도의 계약으로 20대 후반에 다시 FA를 노려보는 방법이 있으며, 아예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안정된 선수 경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6년 계약을 해도 30대 초반에 다시 FA 자격을 얻는 만큼 이정후의 나이는 구단에나 선수에게나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ESPN은 이정후의 예상 금액으로 5년 6300만 달러(약 830억 원), 연 평균 1250만 달러 수준을 예상했다.

전날 CBS스포츠는 이정후가 6년간 9000만 달러(약 1188억 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해 큰 관심을 모았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인 팀 브리튼은 그간 KBO리그에서 온 선수들의 한국 성적과 메이저리그 활약상, 여기에 비슷한 성적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 등을 종합해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이정후는 연간 1650만 달러(약 218억 원) 수준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1650만 달러를 6년으로 환산하면 9900만 달러(약 1307억 원)가 나오고, 5년이면 8250만 달러(약 1089억 원), 4년 기준이면 6600만 달러(약 872억 원) 수준이다. 즉 현지 언론에서는 연 평균 1200만 달러에서 1650만 달러 사이를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정후는 10년 넘게 깨지지 않은 류현진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지금과 당시의 포스팅 세부 내용이 다르기는 하나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 진출 당시 포스팅 금액과 6년 연봉(3600만 달러)을 합쳐 총액 6173만 달러를 기록했다. 즉, 다저스가 당시 류현진에게 책정한 전체 금액이 6년간 6000만 달러 남짓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정후가 현지 언론의 대략적인 예상대로 총액 6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따낸다면 여기에 키움은 포스팅비를 별도로 받을 수 있다. 현재 규약상 총액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계약 금액의 20%가 원 소속팀 키움에 간다. 2500만 달러 초과~5000만 달러의 경우는 최초 2500만 달러의 20%에 초과 금액의 17.5%를 더한 금액을 받고, 5000만 달러 이상은 이전 금액에 5000만 달러 초과분의 15%를 추가로 받는다.

ESPN의 예상대로 5년 6300만 달러에 이정후가 계약한다고 가정하면 포스팅비만 약 1132만 달러(약 149억 원)가 된다. 합치면 7432만 달러(약 981억 원)다. 당분간은 KBO리그에서 누구도 깨지 못할 기록이다. 6년 이상의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있다면 포스팅 금액과 총액 모두 덩달아 뛴다. 이정후가 KBO리그 포스팅 역사를 새로 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북미 스포츠 사상 연봉 역사를 새로 쓸 기세인 오타니 쇼헤이
▲ 아시아 포스팅 역사 신기록을 노리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한편 ESPN은 오타니 쇼헤이가 10년 총액 5억2000만 달러라는 잭팟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오타니는 시즌 막판 팔꿈치 수술로 가치가 떨어진다는 우려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2025년부터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고, 여전히 타자로 뛰어난 활약을 한다는 점,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할 때 각 팀들이 돈다발을 싸들고 오타니에게 달려들 가능성이 크다. 북미 스포츠 역사상 총액 5억 달러 이상의 계약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타니가 역사를 쓸 수 있다.

2위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로 ESPN은 7년 총액 2억1200만 달러를 예상했다. 야마모토는 최근 3년간 일본 무대를 평정했으며, 지금까지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그 어떤 투수보다 '젊은 에이스'다. 야마모토도 포스팅 절차를 거쳐야 해 원 소속팀 오릭스에 가는 포스팅 금액은 별도다.

3위는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김하성의 동료 블레이크 스넬로 6년 1억5000만 달러를 예상했다. 스넬은 매체별로 예상 금액이 가장 널뛰기 뛰는 대표적인 선수다. 구위는 모두가 인정하고 게다가 좌완이다. 올해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제구 이슈를 불안해 하는 시선도 있다.

4위는 올해 재기에 성공한 코디 벨린저로 7년 1억4700만 달러를 예상했다. 벨린저 또한 매체별로 예상 금액이 많이 다른 선수다. 올해 활약을 재기의 신호탄, 그리고 제2의 전성기로 보는 매체들은 6년 2억 달러도 부르고 있지만, 올해 1년 성적으로 재기를 확신할 수 없다는 매체들은 다소 박한 금액을 매기고 있다.

5위는 우완 애런 놀라(5년 1억2000만 달러 예상), 6위는 좌완 조던 몽고메리(5년 1억600만 달러 예상), 7위는 좌완 마무리 조시 헤이더(5년 1억500만 달러 예상), 8위는 3루 자원인 맷 채프먼(4년 1억 달러 예상), 9위는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4년 7200만 달러 예상), 10위는 우완 소니 그레이(3년 6900만 달러 예상)였다.

야마모토와 더불어 태평양을 건널 기세인 일본인 좌완 이마나가 쇼타가 4년 6800만 달러의 예상을 받으며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인 우완 마에다 겐타가 2년 2200만 달러 예상으로 전체 31위, 일본인 좌완 마쓰이 유키가 2년 1500만 달러로 전체 39위였다. 류현진은 2년 1400만 달러로 40위였다.

▲ 다년 계약 가능성을 인정받은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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