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이어 전기차까지 美 우회수출 교두보 된 한국
안정적인 車 생산능력 갖췄고
한미FTA 무관세 혜택도 노려
◆ 탈중국 러시 ◆
중국 지리그룹 계열 전기차 기업 폴스타가 한국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택했다. 중국계 자동차 기업이 한국에 생산 거점을 둔 첫 사례다. 미국 수출의 우회 거점으로 한국이 제격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와 안정적인 자동차 생산능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하기 위해 한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에 이어 자동차 기업까지 영역을 넓혀 한국을 북미 수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폴스타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폴스타 데이 행사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북미시장을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생산능력(케파)을 확대하려는 폴스타와 한국에 안정적인 제조시설을 갖춘 데다 생산 여력이 있는 르노코리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폴스타가 주요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추가한 가장 큰 이유는 '관세 혜택'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폴스타는 현재 중국과 미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30%에 가까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무관세를 적용받는다.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은 약 2000명의 숙련된 직원을 보유해 르노그룹 안에서도 생산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항과 바로 연결되는 등 지리적 장점도 있다. 앞서 중국 지리그룹은 지난해 르노코리아 지분을 34% 인수해 2대 주주가 된 바 있다.
폴스타는 개발·제조 과정에서 자체 시설 투자가 아닌 협력사의 역량, 유연성과 확장성을 활용하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운영 방식을 펼치고 있다. 폴스타가 향후 한국 생산 모델과 생산능력을 더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토마스 잉겐라트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폴스타는 2024년 초 중국 청두와 2024년 여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폴스타3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 부산까지 총 3개국, 5개의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 한국을 제조·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배터리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완성차 업계가 한국의 관세 혜택에 집중한 반면 배터리 소재 업계는 IRA 보조금 혜택에 눈독을 들이고 한국을 'IRA 우회처'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IRA 규정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원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룽바이는 전북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 정부에서 합작사 없이 단독으로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허가받았다. 중국 저장화유코발트는 올해 초 포스코퓨처엠, LG화학과 손잡고 한국에 합작 생산기지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SK온과 에코프로도 중국 거린메이와 합작사를 세울 방침이다.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BYD는 한국 중견 완성차 업체 KG모빌리티와 손잡고 국내에 배터리 팩 공장을 설립한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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