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비거리"라던 고진영 정교한 샷으로 '버디쇼'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1.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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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더 안니카 1라운드
보기 없이 7언더 공동 2위
코다·그랜트에 거리 밀려
정확도 높은 샷으로 만회
9번홀에서 티샷하는 고진영. AFP연합뉴스

스스로 '초등학생 같았다'고 했지만, 내용과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고진영이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주최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첫날 무결점 플레이로 선두권에 나섰다.

고진영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투어 더 안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3타로 브룩 헨더슨(캐나다·8언더파 62타)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뒤를 이어 LPGA 통산 72승을 거둔 소렌스탐의 이름을 따 치른 이 대회에서 고진영은 첫날 무결점 플레이로 우승 경쟁에 나섰다.

경기 중반 집중력이 돋보였다. 고진영은 7~9번홀, 11~13번홀에서 2차례 3연속 버디를 낚았다. 이날 고진영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100%(14/14), 그린 적중률도 83.3%(15/18)나 됐다. 고진영이 하루에만 7타를 줄인 라운드를 치른 건 지난 3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2라운드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합을 마친 후 고진영은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한 게 오랜만인 것 같아 기쁘다. 이 분위기를 이어 우승 경쟁을 하고 싶다"며 자신의 1라운드 플레이를 돌아봤다. 보기 없는 무결점 라운드를 치렀지만, 고진영은 자신의 샷 플레이를 언급하면서 '초등학생'에 빗댔다. 이날 넬리 코르다(미국), 린 그랜트(스웨덴)와 동반 플레이한 고진영은 "다른 선수가 나보다 30~40m쯤 멀리 쳤다. 그들이 대학생 같았다면, 나는 초등학생 같았다. 그들이 피칭 웨지를 들 때 나는 7번 아이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코르다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76야드, 그랜트는 267야드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242야드로 셋 중 가장 짧았다. 그래도 고진영은 샷이 짧았던 단점을 날카로운 샷 감각으로 극복하면서 두 사람을 압도했다. 그랜트는 5언더파 65타로 공동 11위, 코르다는 3언더파 67타로 공동 31위로 첫날을 마쳤다.

고진영은 "(샷 거리가 짧은 것이) 아쉽지만, 비수기 전에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데 좋은 자극이 됐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집중하려고 했다.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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