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와 연결되는 가장 좋은 방법? 바로 코딩이죠"

안경애 2023. 11.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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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뭉친 입사 한달 신입사원 에릭슨엘지 송승운씨
에릭슨엘지 신입사원 송승운씨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는데, 과학철학을 공부하면서 그때 핫하던 인공지능과 관련 윤리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어요. 인공지능은 2017년에도 매우 뜨거운 주제였거든요."

지난 10월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엘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직장인 송승운씨는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건 해봐야 하는 성격이다. 그런 그에게 소프트웨어와의 만남은 필연적이었다.

대학에서 인공지능을 접한 그는 대학의 해외연수 신청 공고를 보고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기업들이 포진한 미국행에 도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달간 머무르면서 그들의 세상을 엿봤다.

송승운씨는 "FAANG이라고 부르는 실리콘밸리 거물 회사들의 일터,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그 회사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래서 친지, 친구 등 부탁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을 인터뷰하고 구글 본사 같은 대기업들의 업무환경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그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바로 그때였다.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대학에서 인문소프트웨어학과 다중전공 신청을 한 것이다.

2년 정도 SCSC(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코스)와 인문소프트웨어를 병행하면서 ROTC 임관을 앞두고 군대와 개발자의 삶을 조율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2019년 겨울, 42서울 1기 모집 공고를 보고 봤다. 3無(교수 교재 학비 없음) 교육 이념이 혁신적이고, 새로운 교육방식과 커리큘럼이 알차다고 판단한 그는 주저 없이 지원했다. 그렇게 1기 1차 라피신(예비과정)으로 처음으로 42서울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 만난 동료들과 호흡을 하며 함께 실력을 키우는 42서울 교육과정은 그와 잘 맞았다. 게임과 비슷한 구조라 퍼즐 게임 풀 듯 문제를 해결하면 성취감도 크고 프로그램 지식이 차근차근 쌓였다.

송씨는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 과제는 첫 과제인 LIBFT 프로젝트를 통과했을 때였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는 C언어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라이브러리를 직접 만드는 과제였다. 군대 복무 때문에 다소 늦어진 본과정은 2022년 8월에 시작했다. 군 복무 후 2년 4개월 만에 코딩을 다시 시작하고, 첫 과제인 LIBFT를 통과한 그는 자신감을 얻어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42서울의 큰 장점은 동료와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 자신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42서울에서 제공하는 베네핏 사이트, 교육장 공유우산사이트, 아침 출석 체크 사이트 등 교육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웹사이트들을 개발하고 배포하고 고도화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소통하고 일하는 방법을 배웠다.

"42서울에서 교육생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믿고 의지할 수 있고 온 힘을 다해 개발에 관해 토론할 수 있는 인생의 동료'라고 생각해요. 혹독한 라피신 선발 절차를 통과했으니 모두 협력하기 좋은 사람들밖에 없어요.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만들기에 최고의 환경이죠."

송씨는 올해 이노베이션아카데미에서 처음 진행한 학업 성취도 향상 부트캠프 경진대회에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상을 받은 데 이어 통신장비 기업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현재 에릭슨 R&D센터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세션 컨트롤 플레인 부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제 업무는 에릭슨 무선 기지국들과 그 기지국을 통해 들어온 통신을 처리하는 코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일이에요. 간단하게 말하면 휴대전화가 기지국과 물리적으로 신호를 연결했을 때 그 이후에 인터넷에 연결되기 위해 해야 하는 과정을 구현하는 거죠. 제가 개발할 기술이 특정 집단이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열의를 가지게 되요. 전 세계가 숨 쉬듯 사용하는 서비스에 제 코드가 들어간다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해요."

자율과 책임의 범위가 명확하고 직급과 상관 없이 동료들을 '000'님이라 부르는 문화도 좋게 다가왔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열린 문화도 젊은 그에게 매력적이다.

"이제 막 회사에 들어간 직원이지만, 회사가 좋고 아침 출근길이 즐겁다"는 송씨는 "당분간 통신 지식을 쌓는 것에 집중하겠다. 회사 내부망에 자료가 정말 많아서,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 자료 읽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배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강의를 해주는 만큼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는 "더 전문성 있는 C++ 개발자가 되고 싶다. 소화해 낼 수 있을 때까지 회사에 있는 많은 지식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그렇게 배워서 더 좋은 소스코드로 회사에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 많은 분들이 42서울에 와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잡았다"는 송씨는 "더 많은 이들이 42서울에 와서 행복한 코딩,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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