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미래] 언어 능력이 인생을 바꾼다

2023. 11.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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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개, 문어, 코끼리, 돌고래 등 모든 동물은 언어적 신호를 주고받지만 인간만큼 세밀하고 복잡하게 언어를 사용하는 존재는 없다. 진화 역사에서 언어는 인류가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과 공감하며, 사회를 이룩해 지구의 정복자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나 버거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매직 워드'(문학동네 펴냄)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 1만6000개 정도 단어를 사용한다. 수다를 떨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이메일이나 보고서를 작성하고 편지나 일기를 쓴다.

단어에는 힘이 있다. 때로는 우연히 떠올린 한마디가 마법의 주문처럼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알라딘은 "열려라, 참깨!"를 외침으로써 보물을 얻을 수 있었다. 하찮은 참깨와 거대한 부를 맞바꾼 셈이다. 특정 단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청중을 끌어들이며 행동을 일으키는 마법의 한마디를 매직 워드(magic word)라고 부른다. 매직 워드는 타인을 설득하고 관계를 두텁게 하며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 가령 무언가를 '좋아한다'보다 '추천한다'고 말하면 상대가 내 제안을 받아들일 확률이 32%나 올라간다. 매직 워드는 타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자는 매직 워드를 정체성과 능동성을 북돋우는 단어, 자신감을 전달하는 단어,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데 효과적인 단어, 구체적 내용을 나타내는 단어, 감정을 자극하는 단어, 유사성과 차별성을 활용하는 단어 등 여섯 유형으로 나눠 소개한다.

아이들이 집안일을 돕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행동을 정체성으로 바꾸면 좋다. 아이들에게 도와달라고 하기보다 남을 돕는 건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이야기로 들려준 후 '남을 돕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은 특정 행위보다 그 행위로 이룰 수 있는 긍정적 정체성을 알려줄 때 더 끌리기 때문이다. '투표합시다'가 아니라 '투표자'나 '민주시민'이 되라고 말하면 투표율은 올라간다.

맥락에 맞춰 올바른 단어를 사용할 힘을 갖추는 것은 우리 행복과 성공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칭찬할 땐 똑똑하거나 천재라는 식으로 능력을 칭찬하기보다 "정말 열심히 했구나"처럼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 능력을 칭찬하면 어려운 문제를 접할 땐 멍청하게 느껴져 흥미를 잃고, 노력을 칭찬하면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작은 단어를 적절하게 바꿔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와 주변 사람의 미래는 크게 변할 수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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