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져 김길수 잡은 형사들은 빼고 특진, 경찰 해명 들어보니…

김명일 기자 2023. 11. 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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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병원치료 도중 달아난 김길수가 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에서 검거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탈주범 김길수(36)를 검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경찰관 2명이 1계급 특별 승진한 가운데 막상 김길수를 직접 검거한 형사들은 특진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경찰의 결정에 반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서 지난 7일 경찰청은 김길수를 검거한 유공으로 경기북부경찰청 의정부경찰서 이선주 경사와 경기남부경찰청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을 각각 경위와 경사로 특별승진 임용했다고 밝혔다. 이선주 경위는 김길수와 연인관계에 있던 A씨를 전담하면서 김길수와 A씨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김민곡 경사는 김길수가 사용한 공중전화 위치를 빠르게 파악한 유공을 인정받았다.

반면 실제 김길수를 검거한 의정부경찰서 김경수 경사와 공조한 안양동안경찰서 서형렬 경감에게는 경찰청장 표창만 수여됐다. 김경수 경사와 함께 검거 작전에 투입됐던 다른 형사들은 경찰청장 표창도 받지 못했다.

이후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이 실제 경찰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블라인드는 특정 회사 소속으로 글을 쓰려면 인증을 거쳐야 한다.

경찰청 소속으로 표시된 한 네티즌은 “이건 정말 말이 안 된다. 왜 현장만 소외시키나”라며 “보통 범죄자를 잡으면 경찰관들이 하는 얘기로 ‘수갑 채운 놈 꺼’라는 표현을 쓴다. 특진을 시켜줄 거면 다 같이 시켜주든지 아니면 다 같이 안 시켜주든지 했어야 한다”고 했다. 10일 올라온 해당 글엔 2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 명만 특진해야 한다면 피습 당할 위험 부담을 안은 채 검거한 사람이 특진해야 한다”고 했고, “지휘부가 현장에서 직접 검거한 동료에 대한 처우를 고작 이 정도로 생각하면 앞으로 누가 현장에서 열심히 뛰려 하겠나”라는 반발도 나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진한 경찰 중 한 명이 여성이라는 점을 들어 여성이라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4일 치료를 받다 도주한 탈주범 김길수가 경기 의정부시에서 검거됐다. 사진은 도주 사흘째인 6일 검거 직전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에서 의정부경찰서 형사들에게 쫓기는 김길수의 모습.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여성이라 특혜를 줬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이선주 경위는 김길수와 연인관계에 있던 A씨를 전담하면서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고 했다.

관계자는 “특진 TO(정원)가 있어 주공(主功)자를 자체 판단한 것”이라며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평상시 다른 사건의 경우에도 정보제공에 기여한 사람이 포상을 받느냐는 질문에는 “케이스마다 다르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경우는 정보 입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 물론 검거한 형사들도 잘했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할 때 지금 생각해도 특진 대상자 선정은 잘못된 것이 없다”고 했다.

한편 김길수는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지난 4일 병원 치료 중 달아났다. 이후 지난 6일 오후 9시24분쯤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한 공중전화 부스 인근에서 추격전 끝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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