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도 멀리가는 전기차 … 롤스로이스·현대차 최고
스펙터 상온대비 98% 주행
아이오닉5·기아EV6는 91%
배터리 온도 최적화 기술 덕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 승용차 가운데 겨울철 배터리 효율이 가장 뛰어난 모델은 롤스로이스 스펙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N, 기아 EV6 GT 순으로 조사됐다.
10일 업계와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는 세부 모델별로 총 102종이다. 이 가운데 저온(영하 6.7도) 환경에서 최장 주행 가능 거리가 상온 주행거리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모델은 스펙터(98.4%), 아이오닉5 N(90.9%), EV6 GT(90.9%) 등 3종뿐이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고 난방으로 전력 소모가 커 주행거리가 줄지만 이들 3개 모델은 그 격차를 최소화했다.
겨울에 전기차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은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통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방전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고 리튬이온 이동이 둔해지면서 내부 저항이 커지고 배터리 성능은 떨어진다.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5 N의 저온 주행효율이 일반 롱레인지 모델(86.1%)보다 약 5%포인트 높은 비결은 향상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있다. BMS는 배터리팩 내부의 전압·전류·온도 등 데이터를 읽어내고 배터리 사용 조건을 조절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에 '배터리 사전 조절' 기능을 탑재해 주행 전 배터리를 적합한 온도로 냉각·예열해 차량이 최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판매 가격이 6억원 이상으로 책정된 스펙터는 제조원가에 구애받지 않고 차량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열 관리 기술을 탑재했다. 롤스로이스는 스펙터를 개발할 때 북극 빙설, 사막지대 등지에서 영하 40도부터 영상 50도에 이르는 극한의 온도에서도 차량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국내 판매 전기차 중 저온 주행효율이 가장 낮은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53.9%)로 조사됐다. 이를 포함해 저온 효율 하위 10종이 모두 벤츠의 전기차다. 이들 10개 모델은 모두 히트펌프가 없고, 실내 히터 온도를 30도 이상으로 설정할 수 있어 환경부 인증에서 낮은 성적을 받았다. 환경부는 저온 주행거리 인증 시 전기차 히터를 최고 온도, 최대 풍량으로 작동해 에너지 소모가 큰 상태에서 차량 성능을 확인한다.
환경부 인증 결과 겨울철 도심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 이상인 모델은 30종으로 조사됐다. 테슬라 모델X 주행거리가 381㎞로 가장 길었고, 현대차 아이오닉6(376㎞), 아이오닉5(357㎞), 기아 EV9(351㎞), 니로 플러스(349㎞), 롤스로이스 스펙터(344㎞)가 뒤를 이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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