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만난 강기정 "중진 험지 출마? 정치 안 바뀌어…큰 제도 바꿔야"

한상희 기자 2023. 11.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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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0일 호남 출신인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강기정 광주시장 등 호남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정부·여당과 혁신위를 향한 고언을 들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강 시장과 약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했다.

정 의원은 인 위원장에게 "호남에는 국민의힘이 30여년 동안 당선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대구·경북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정치 현실을 극복할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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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야당 적극적으로 만나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0일 호남 출신인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강기정 광주시장 등 호남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정부·여당과 혁신위를 향한 고언을 들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강 시장과 약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했다. 강 시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내부만 보지 말고 대한민국 정치를 전체적으로 혁신했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을 더 적극적으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인 위원장에게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하고,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 대신 지방 메가시티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비례가 예전 소위 병립형 방식으로 돌아가는 건 혁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분명히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혁신위가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과 측근들에게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2016년 총선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부터 공천 배제됐던 경험을 얘기하면서 "중진,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등으로는 대한민국 정치가 혁신되기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그런다고 정치가 많이 바뀌던가. 강기정이란 3선 정치인을 잘라내고 거기 새로운 정치인이 온다고 해도 정치는 그렇게는 안 바뀐다"며 "큰 권력과 큰 제도를 바꾸는 게 혁신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강 시장에게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여러가지 혁신안들이 민주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강 시장의 발언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며, 제안들은 혁신위 회의에 부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 위원장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회동에 대해서는 "그건 당과 윗선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저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여기 올바른 국회의원이 올바르게 뽑히는 기반을 닦는 일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부가 반대해 온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강 시장이 "정율성 공원에 가서 보면 정비돼야 한다는 걸 누구나 알고 느끼게 될 것이다. 6년 전 결정돼서 이미 공사비가 다 집행돼 있다"라고 하자, 인 위원장은 "어떻게 정리되길 바란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광주 정신이 헌법에 들어가야 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다만 "1945년 해방 전과 후를 나눠 해방 전까지의 사회주의 계열과 해방 이후의 소위 공산주의 활동을 한 사람으로 나눠야 한다"며 "광주 민주화 투쟁은 너무 아름다운 일인데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는 데 대해서는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 위원장은 정운천 의원과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정 의원은 인 위원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정치 혁신이라면 그것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인 위원장에게 "호남에는 국민의힘이 30여년 동안 당선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대구·경북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정치 현실을 극복할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에 비례대표 제도에 대한 합의가 거의 이뤄지는 과정에서 석패율 제도가 도입된다면 (험지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다"며 "그 외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현재로는 독일에서 쓰고 있는 그 제도로 당선자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패율제란 소선거구에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선거 제도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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