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모성의 집합체?···누가 맘카페를 욕하는가[책과 삶]
맘카페라는 세계
정지섭 지음 | 사이드웨이 | 324쪽 | 1만8000원
“나는 평범한 보통 사람입니다.”
맘카페(육아카페) 운영자인 저자가 밝히는 고백이다. 맘카페에 드나드는 여자를 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은 대개 부정적이다. 갑질과 집단 이기주의, 교권 침해의 주범, 허영심 가득한 모성의 집합체로 주로 뉴스에 등장한다. 맘카페는 정말 그런 곳인가.
평범한 워킹맘이었던 저자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궁금증으로 맘카페를 찾았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들엔 다채로운 육아 정보와 동네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일부 글엔 바이럴 마케팅 같은 광고 영업이 녹아 있기도 했다. 좀 더 괜찮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맘카페의 깊숙한 세계로 빠져들었다.
“이 공간에서만큼은 날 선 표현은 보고 싶지 않아요” “불편하신 분은 패스해 주세요”라는 발화가 맘카페의 주요 언어라는 소개는 실제 맘카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알기 어려운 구체적인 사례다. 상대방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일명 ‘쿠션어’ 화법이 주가 된 것에 대해 “이용자에게 ‘엄마’라는 정체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어쩌면 맘카페의 둥글둥글함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맘카페를 통해 종종 불붙는 불매 운동은 정의를 실현하려는 ‘엄마’로서 집단적 정체성에 기인한다고 추측한다.
저자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브런치를 먹으며 수다나 떠는 집단으로 대표되는 여성들에 대한 혐오가 맘카페로 확장되고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엄마로서의 역할에 대한 자긍심이 줄어든 시대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출산 후 “육아는 부담이 아니고 행복”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맘카페가 아닌 파파카페도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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