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역 87년된 원효가도교는 왜 공사가 중단됐을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11월 10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국민권익위 교통도로민원과 정덕양 조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슬기로운 생활백서, 매주 금요일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생활 속 놓치고 있는 권리를 찾아봅니다. 지하철 '남영역'과 붙어 있는 철교를 보신 적 있습니까? 바로 '원효가도교'인데요. 지어진 지 87년이나 되었다고 하죠. 노후 된 철교의 개량공사가 중단된 사연, 국민권익위 교통도로민원과 정덕양 조사관과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국민권익위 교통도로민원과 정덕양 조사관(이하 정덕양) :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조사관님, 저도 남영역을 지나갈 때 철교를 본 것 같습니다. '원효가도교'가 어떤 시설인가요?

◆ 정덕양 : 원효가도교는 경부선 철도가 지나는 교량인데요. 용산구 갈월동에 있는 남영역과 맞붙어 있습니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잇는 원효가도교는 열차 운행회수가 하루 940회나 되는 주요 철도시설이고요, 1936년에 만들어진 노후 철교입니다. 만들어진 지 오래되다 보니 안전 점검에서 C등급을 받아 안전사고 우려, 소음이나 진동에 대한 민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작년 5월부터 국가철도공단이 노후화된 철골 교량을 콘크리트로 전면 개량하는'경부선 원효가도교 시설물 개량공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 박귀빈 : 1936년이면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했다는 건데 엄청나게 오래되었네요. 그러면 원효가도교 개량공사가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텐데, 왜 집단민원이 제기된 겁니까?

◆ 정덕양 : 원효가도교 아래에는 왕복 4차로의 도로가 위치합니다. 이 하부도로는 원효대교와 서울역을 연결하는 길목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주요 도로입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이 하부도로의 교통혼잡이 상당한데요. 하지만 오랜 세월 철도교량 때문에 하부도로 확장이 어려워서 상습 교통정체를 겪는 등 많은 불편이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면서 교량 개량공사를 할 때 하부도로도 기존 4차로에서 5차로로 확장해 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그런데 개량공사 기간이 약 50개월이고, 그중 39개월간 하부도로 4차로 중 2차로가 통제되고 도로 확장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 주민들은 평소에도 정체가 심한 원효가도교 하부도로를 이번 개량공사 때 확장해 달라고 요구한 거였군요. 쉽지 않은 문제일 것 같은데요?

◆ 정덕양 : 그렇습니다. 이번이 아니면 확장할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니까요. 국가철도공단은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면서, 철교 아래 도로 확장 문제이니 용산구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용산구는 도로가 좁은 이유는 철도시설 때문이고 주민 민원도 철도시설 노후화로 인한 개량공사 때문이니, 철도공단이 부담하라고 말해왔습니다.

특히 하부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한데, 기존에 보행로로 쓰이던 공간을 도로용으로 확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없어지는 보행통로를 그 옆 철도 외벽을 뚫어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비용이 120억 추가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양 기관 모두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던 거죠.

◇ 박귀빈 : 결국, 주민들의 요구 내용은 납득이 되는데,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느냐 그 문제였군요?

◆ 정덕양 : 네, 말씀드린 것처럼 국가철도공단은 처음에는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다 국민권익위가 주관하는 민원 협의를 거치면서, 확장 비용은 일부 부담할 수 있지만 보행통로 비용만큼은 용산구가 자체 부담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용산구와 지역 주민들은 도로 확장과 보행통로 마련은 분리될 수 없는 사항이고, 개량공사 기간 내에 도로 확장과 보행통로 공사를 함께 하되 총비용을 국가철도공단과 용산구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자가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었는데요. 만일 비용을 나눠서 부담하더라도 그 비율은 어떻게 할 것인가도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 박귀빈 : 120억 원이면 기관들이 비용부담을 꺼리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국민권익위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습니까?  

◆ 정덕양 : 관련 법에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데요. 20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연세대 앞 '토끼굴'도 비슷한 사례인데, 당시에는 국가철도공단이 비용을 100% 부담했습니다. 계속된 권익위의 설득과 협의로 국가철도공단과 용산구 모두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했고요. 권익위 조정은, 첫 번째, 원효가도교 기둥 때문에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어 정체가 심한 서울역 방향 하부도로를 3차로로 확장하고, 두 번째, 도로 확장에 따라 없어지는 보행자 통로의 대체 보행통로를 원효가도교 공사 기간 내 근처에 설치하며, 세 번째, 도로 확장과 보행통로 조성 비용은 국가철도공단이 45%, 용산구가 55%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공사 이후에는 원효가도교 하부도로 교통 혼잡이 많이 완화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 박귀빈 :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국민권익위 교통도로민원과 정덕양 조사관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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