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자존감 회복 처방 칭찬일기 아직도 매일 써요”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2023. 11. 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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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우울증 극복 간호사 정다은 맡아
실제 간호사 작가가 그린 웹툰
감동 받은 지인으로부터
장문의 피드백 받아
정신 질환 편견도 깨져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
입소문 타고 글로벌 톱10 진입
배우 박보영. 넷플릭스
“나는 자기 전 슬리퍼를 가지런히 놓은 나를 칭찬했다는 대사처럼 매일 사소한 일로 칭찬 일기를 쓰고 있어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극중의 정신과 의사가 내린 자존감 회복 처방을 실제 생활 속에서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에 오른 웹툰 원작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주인공인 정다은 간호사(박보영)에게 정신과 의사가 내린 처방이 바로 칭찬 일기였다. 박보영이 연기한 정다은 간호사는 정신병동 환자를 돌보다 자살한 환자에 대한 죄책감으로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박보영은 “예를 들면 오늘 운동하러 가는 걸 취소하지 않은 나를 칭찬하는 식”이라며 “실제로 해봤는데 자존감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 3일 공개된 이후 꾸준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정신병동에서 일어나는 일을 의사나 환자가 아닌 간호사의 관점에서 그려낸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으며 세계 34개국에서 순위에 들더니 마침내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비영어권 콘텐츠 상위 10위에도 진입했다.

배우 박보영. 넷플릭스
그는 “다른 드라마 때랑 달리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시는 피드백이 많다”며 “제작 전부터 (원작이 실제 정신 병동에서 일한 간호사가 그린 웹툰이라) 간호사들이 굉장히 기대하신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간호사 선생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정신질환이 발병한 상태가 얼마나 ‘비정상’인지에 주목하지 않는다. 대신 정신질환자의 심리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데 힘을 쏟고, 그 주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도 조망한다. 특히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으로 많은 환자들과 라포(상호신뢰)를 형성한 정다은 간호사가 겪는 어려움이 잘 표현된다.

박보영은 “남들보다 마음이 따뜻한 친구니까 더 힘들어하는 다은의 어려움이 컴퓨터그래픽(CG)으로 나오니 연기할 때 막상 현장에서 힘든 점은 있었다. 나중에 나온 것을 보니까 진흙 속에 빠지는 신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5화에 나오는 워킹맘 이야기는 의외로 가장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우울증에 가성치매 증상까지 겪는 워킹맘이 아이의 행복 때문에 본인 행복에 눈감고 사는 정신 병동 간호사에게 어릴 적 자기 모습을 보게 되고 “너무 애쓰지 말라”는 위로를 건넨다.

그는 “워킹맘 에피소드가 저와 가장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울고 위로받았다”라며 “‘애쓰지 마’라는 대사가 너무 열심히 사느라 나를 잃어가는 모두에게 해주는 말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박보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선 환자 보호자들 마저 환자에 대한 편견을 가졌지만 결국 우리가 모두 사실은 경계선 상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해 한 해 동안에 자신에 대한 칭찬 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최근 박보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했다. 무려 5년만에 스크린 복귀작이었다.

“올해는 특별한 해인데 조금 결을 달리하는 도전이었어요. 연달아 너무 인기를 얻고 있어서 이 역할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는 걸 저 스스로 칭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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