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연대? 융합연구로 亞사립대평가 1위"
취임 동시에 코로나19 사태
온라인 플랫폼 런어스 도입
융합연구땐 1.5억 파격 지원
공동체정신 혁신적 리더키워
대학경쟁력은 다양성서 비롯
자율성 존중하는 입시제도 필요
연세대학교가 최근 영국 대학평가기관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정하는 학문 분야별 순위에서 2년 연속 최다 분야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서승환 연세대 총장은 "외부에서 보는 순위가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 구성원들의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평생 직장이었던 연세대에서 정년도 가까워져 오는데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어 총장으로서 노력해온 결과"라며 웃었다.
이는 지난 4년의 재임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 총장의 임기 동안 연세대는 지식 공유 온라인 플랫폼인 '런어스(LearnUs)'를 교내에 정착시켰고,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 양자컴퓨터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는 서로 다른 전공자들이 함께 모여 융합 연구를 실시할 경우 3년간 연 1억50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프로젝트Y 연구원'도 시작했다.
서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지고 2년 반 동안 수업부터 도서관, 식당 등까지 하나하나 새로운 의사결정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큰 문제 없이 대응해내는 학교 구성원들을 보면서 그들의 저력 또한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보며 "학교는 늘 연구와 교육의 두 축으로 돌아가는 곳이고, 학교 본부와 총장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누가 있든지 그들의 잠재력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세대는 연간 신규 교원 채용이 기존 교원 대비 5% 수준에 그칠 정도로 구성원 변화가 적었음에도 논문 피인용 점수 지표인 FWCI(Field Weighted Citation Impact)가 3년 전 1.33에서 올해 1.63으로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시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서로 다른 분야나 전공 등지에서도 서로 도울 수 있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진리와 자유를 가지고 공동체 정신을 지닌 혁신적 리더를 육성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연세대학교의 목표"라고 못 박은 서 총장은 "런어스의 경우 다른 학교, 심지어 해외와도 공동으로 강의하고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고, 2개 단과대 이상이 융합 연구를 하면 조건 없이 지원해주는 프로젝트Y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융합을 잘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결국 팀플레이"라며 "지금까지 연세대학교가 잘 뭉치지 않는 모래알 이미지가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 총장은 "연세대는 신입생이 1년간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기숙 생활을 하는 RC(Residential College) 교육을 하면서 일부러 다른 단과대 소속 3명을 배정한다. 서로 안 맞는 부분도 배려하며 친해지는 것이다. 과거 연고전에 가보면 응원단 숫자도 적었지만 이제 그렇지도 않더라"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학생을 뽑기 위해서는 입시에 있어서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대학의 경쟁력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뽑고 싶지만 현행 입시제도하에서는 대학이 어떤 학생을 뽑을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문·이과 통합 등 입시 개편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를 할지, 그렇게 하면 더 잘 뽑을 수 있게 될지 대학도 지켜보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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