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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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하나 옮김.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회사.
오시오는 그런 아시카와를 보며 '몸이 아프다며 조퇴한 사람이 어떻게 밤새 디저트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작가는 일본의 한 회사의 입사 5~7년 차 직장인인 세 미혼 남녀를 중심으로 음식, 회사, 연애, 삶을 대하는 태도가 판이한 젊은이들의 오묘한 관계를 서늘한 필치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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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 = 다카세 준코 지음. 허하나 옮김.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회사. 아시카와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자주 조퇴하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지 못해 동료들에게 부담을 준다. 그럴 때마다 밤새 손수 만들었다는 디저트를 가져와 팀원들에게 안겨준다. 갈수록 조퇴는 잦아지고 그에 따라 디저트들도 레몬 마들렌, 사과 머핀, 라즈베리 젤리 등으로 다양해진다.
오시오는 그런 아시카와를 보며 '몸이 아프다며 조퇴한 사람이 어떻게 밤새 디저트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유독 아시카와에게만 너그러운 사무실 분위기도 이해 불가다. 한편, 니타니는 입맛에 맞지도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으며 매번 감사함까지 표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시오는 니타니에게 제안한다.
"저랑 같이 아시카와 선배한테 못된 짓 하지 않을래요?"
일본 작가 다카세 준코의 소설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기를'의 이야기다.
작가는 일본의 한 회사의 입사 5~7년 차 직장인인 세 미혼 남녀를 중심으로 음식, 회사, 연애, 삶을 대하는 태도가 판이한 젊은이들의 오묘한 관계를 서늘한 필치로 그렸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직장 동료들 간에도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 직장과 일을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 등 동시대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 적지 않다.
작가 다카세 준코는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소설가로 데뷔해 직장과 가정, 친구 관계 등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소재들로 소설을 써왔다. 이 작품으로 그는 일본 신인 작가의 대표적 등용문인 아쿠타가와상을 지난해 받았다.
문학동네. 160쪽.
▲ 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 = 장영은 지음.
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는 여성에게 배타적이었던 당시 미국의 학계에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함께 성장한 특별한 친구였다. 서로에게 가장 먼저 글을 보여주고 가감 없이 비평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 함께할 여성의 자리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 코코 샤넬,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한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등 자신의 영역에서 굵직한 획을 그었던 여성들의 삶에는 언제나 놀랍고 특별한 친구가 있었다. 남성들과 비교해 사회적 역할과 지위에서 한계가 있었기에 여성들의 우정은 그들의 삶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는 일, 공부, 글쓰기로 세상을 바꿔 나갔던 여성들의 특별한 우정을 살핀 인문서다.
저자가 책의 프롤로그에서 소개한 작가 박경리와 박완서의 우정도 그렇다. 등단 전부터 박경리의 열렬한 독자였던 박완서는 그를 책으로 먼저 읽고 존경했고, 후에 글을 쓰게 되면서 우정을 발전시킨다. 박완서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 극한의 고통을 겪으며 좌절했을 때, 역시 앞서 같은 고통을 겪었던 박경리는 고기와 과일을 사 들고 박완서의 집을 찾아 "반드시 글로 써서 이겨내야 한다"며 함께 부둥켜안고 울었다.
"읽고 쓰는 행위는 고독하지만, 신비롭게도 읽고 쓰는 여자들은 고립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친구와 함께 살아갈 방도를 마련해 갔다. 나는 앞으로 읽고 쓰기 위해 살아가는 여자들이 차곡차곡 쌓아 온 우정을 문학적 우정이라 부르고자 한다."
민음사. 288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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