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화 건설현장…5번째 중대재해에 노동부 ‘일제 감독’ 착수

한화가 시공하는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만 5번째 사망사고다. 고용노동부는 한화의 모든 시공현장을 일제 감독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지난 9일 오전 10시50분쯤 한화가 시공하는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노동자 A씨(65)가 추락 사고로 숨졌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하주차장 보 거푸집 설치 작업을 하다가 4.1m 아래로 추락했다.

이 현장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노동부는 작업 중지 조치를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해 3월28일 한화건설이 시공하는 인천 미추홀구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떨어지는 벽돌더미에 맞아 숨졌다.

한화건설이 한화에 합병된 지난해 11월 이후에도 사고는 이어졌다. 지난 5월10일 인천 중구 기반시설 공사현장에서 크레인 붐대가 부러져 떨어지면서 아래에 있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22일에도 한화 건설부문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사망했다. 9월17일에는 경남 통영시 통영천연가스 발전사업 건설현장에서 송전탑 상부 설비 보강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80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노동부는 한화가 시공하는 전국 모든 건설현장에 대해 올해 중 일제 감독을 하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시행 뒤 5건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선 일제 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DL이앤씨와 롯데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이 일제 감독 대상이 됐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모범을 보여야 할 대형건설사에서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기업 경영자의 의지와 관심이 부족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