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진 "글로벌 OTT 처음, 빠른 완주와 빠른 눈물을 흘리며 지난주 보내" [인터뷰M]

김경희 2023. 11. 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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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항문외과의사 동고윤을 연기한 배우 연우진을 만났다. 동고윤은 무엇이든 꽂히면 포기를 모르는 집요함과 설명하기 힘든 엉뚱함까지 갖춘 대장항문외과 의사로 최근 심해진 손가락 마디 꺾기 강박으로 고민하던 차에 정다은을 만날 때마다 증상이 사라지는 걸 깨달으면서 점차 정다은에게 관심을 가지는 인물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글로벌 OTT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는 게 처음인 연우진은 "전 세계 다른 사람들과 같은 호흡을 하려고 공개되자마자 빠른 시간 내에 완주했다. 완주하면서 펑펑 울었다.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빠른 눈물과 빠른 완주를 했던 지난주였다."며 아직도 캐릭터의 연속인 듯 유쾌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미 대본을 알고 있고 연기를 했는데도 완성작을 보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기에 궁금했다. 어떤 부분이 연우진의 눈물샘을 자극한 걸까? 그는 "서완님이나 유찬이의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더라. 딱히 내용이 진행되지 않는 부분에서부터 눈물이 나 내 마음에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로 꽤 일찍부터 감정이 터졌다"라고 하며 "7부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를 할 때 특히 감정이 와닿더라. 민교수가 안경을 벗고 담배를 찾는데 담배가 꼬깃꼬깃하더라"며 가장 감정이 크게 터졌던 자신만의 눈물 지점을 꼽았다.

작품 속 캐릭터의 이름이 동고윤이었다. 항문외과 의사여서 '똥꼬'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이름으로 지은 건가 싶었는데 연우진은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뉘앙스가 느껴지던데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다른 사람이 말해줘서 알았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유쾌함이 있어 이 캐릭터에서 잃히는 괴짜와 집요함을 살려야겠다 생각했다."는 말을 하며 캐릭터의 동글동글한 느낌을 살리려고 펌을 해야겠다는 아이디어는 직접 냈음을 알렸다.

캐릭터와 실제 자신은 많이 닮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집중력이 있고 몰입도가 있는 성격은 닮았다"며 어쩐지 캐릭터의 장점을 자신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듯한 짓궂은 연우진은 "실제로도 손 많이 꺾고 소리도 잘 낸다"며 캐릭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실제 자신의 습관하고 똑같음을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러나 연우진의 손가락은 작품 속 동고윤의 손가락과 달리 가늘고 여려 보였다. "하루에 한 씬 찍는 날도 많았는데 무조건 손이 보이는 장면이면 분장을 해야 했다. 한 시간 반 정도 특수 분장 시간이 걸렸는데 연기의 톤 앤 매너가 애드리브가 아니고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NG가 나면 안 됐다. 손동작까지 정학하게 연습을 해서 연기를 했다."며 손가락 특수 분장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정신과적 질병이건 항문외과적 질병이건 사람들이 많이 숨기려 하고 부끄러워하는 질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왜 정신과 병동 사람과 항문외과 사람을 연결 지었을까 의아했는데 그런 의미가 있다는 걸 알고 보면 깊은 감탄을 하게 되는 것.

연우진은 "찾아보니까 항문외과 의사는 많이 민망한 상황 앞에 노출된다고 하더라. 환자도 많이 숨기고 낯을 가려서 의사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웃지 않고 인간적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려 했다. 캐릭터에 대해 공부하면서 환자의 인터뷰를 더 많이 찾아봤다. 전문적인 표현에서 스킬을 익히기 위해 집에서 인형으로 연습도 하고 독장 연습, 행위의 반복을 익히려고도 했다."며 캐릭터 연기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이 작품에 참여한 이유로 이재규 감독의 영향이 크다는 연우진은 "처음 감독님을 만났을 때 스타일이 좋으시더라. 내가 입었던 옷과 같은 브랜드를 입고 계셨는데 정말 감각적이셨다."라고 말을 해 웃음을 안겼다. 어떤 브랜드였는지, 어떤 스타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외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재규 감독에 대해 감각적인 사람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갖게 되었다고.

iMBC 연예뉴스 사진


그 외에도 "저보다 연배가 높으시지만 지금의 니즈, 시대상,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고 그걸 감각적으로 표현해 내는 능력이 있는 분이더라. 자기 의견만 피력하는 게 아니라 또 잘 들어주시더라. 코로나를 겪으며 좋은 작품 추천을 주변 사람들 통해서 많이 들었는데 이재규 감독이 그런 갈증을 풀어주시더라. 뒤처지지 않는 감각을 끊임없이 유지하는 분"이라며 이 작품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야기했다.

연우진은 "우리 드라마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함이 보였다. 이게 바로 연출의 시선. 감독님은 이 작품이 어른들의 동화라고 했다. 악역이나 악의 없이 사람의 순수함만으로 의미 있는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었다는 자신감이 있으시더라. 갈등 구조는 없지만 선한 사람들의 순수함과 따뜻함으로도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감독님의 연출 방향을 들으면 나도 그럴 수 있겠다는 믿음감이 생기고 확신이 들었다"며 감독의 성향과 능력 덕에 이렇게 착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연우진이 자신감을 가지고 확신을 했던 착한 드라마의 대표적인 명대사는 뭐가 있을까? 그는 "동고윤이 다은에게 했던 대사인데 '병은 병일뿐. 왜 숨기려 하냐. 왜 그렇게 자신을 나쁘게 이야기하냐'는 것. 감독님이 특히 그 대사를 좋아하셨다. 저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너무 좋은 대사를 해주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에서 가장 좋았던 대사를 꼽았다.

그는 "우리 작품에서 멜로가 쓰이긴 했지만 기존 작품과 다르게 남자 주인공은 강박증을 여자 주인공으로 인해 치유받고, 여자 주인공에게 병을 인지해주고 병원으로 끌어주고 병원에서 나올 때까지 시간을 기다려 주는 걸 보며 이건 멜로라고 포장되어 있지만 어른들의 연애라고 생각했다."며 단순 멜로가 아닌 성숙한 어른들의 배려있고 상식 있는 연애라고 강조해 작품을 해석하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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