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버핏이 설마?…‘칭찬한 종목 선행매매’ 논란 터졌다
웰스파고·존슨앤존슨·월마트 등 최소 3번 선행매매 의혹
버크셔 거래 전 미리 매수…내부자 거래 논란 증폭
9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입수한 미국 국세청(IRS) 내부 자료를 통해 과거 20년간 워런 버핏의 개인계좌 거래 데이터를 살펴 본 결과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윤리 규정을 위반하고 개인 계좌로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2008년 설립된 프로퍼블리카는 월가 금융인 허버트 샌들러 등 100% 후원제로 운영되는 비영리 탐사보도 전문 매체다. 1995년 퓰리처상을 받은 뉴욕타임스 출신 스티븐 엥겔버그 편집국장 등 인재들을 영입하며 2010년 온라인 언론사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버핏은 개인 계좌를 통해 웰스파고, 존슨앤존슨, 월마트 등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 중인 주식을 개인 계좌로 거래했다. 그간 워런 버핏은 주주총회 등 공개석상에서 개인 계좌로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여러 번 밝힌 적은 있지만, 투자 내역을 공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워런 버핏은 최소한 2000년 전후로 웰스파고 주식을 보유해 온 뒤 지난해 1~3월에 전부 팔았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버핏은 2000~2019년간 개인 계좌로 최소 4억 66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거래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행매매 사례로 지적된 웰스파고의 경우, 버핏은 2009년 4월 24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인 계좌로 2000만 달러 규모의 웰스파고 주식을 팔았다고 전해졌다.
당시 웰스파고 주식을 팔기 며칠 전인 같은 달 20일 버핏은 포춘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웰스파고를 “적절한 이윤을 남기며 다른 어떤 은행들 보다도 은행업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한 뒤 웰스파고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인터뷰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도 이미 웰스파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시장에도 알려진 상태였다. 당시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 은행들을 위해 버핏은 2500억달러 규모의 연방 구제금융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프로퍼블리카는 워런 버핏이 개인 계좌에서 2012년 10월 버크셔 해서웨이 13F 공시가 이뤄지기 전 3500만달러 어치의 존슨앤존슨 주식도 매각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12년 3분기(7~9월) 동안 존슨앤존슨 주식을 팔았다는 공시를 냈고, 버핏은 해당 공시가 나오기 전에 개인 계좌에서 존슨앤존슨 주식을 미리 팔았다는 지적이다.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매매에 앞서 미리 사고 파는 것을 넘어 투자 방향과 반대로 개인 계좌에서 주식을 사고 판 정황도 나왔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 2009년 8월 버크셔 해서웨이가 과거 3년 넘게 안정적으로 보유해온 월마트 지분을 거의 2배로 늘렸을 당시와 비슷한 시기 버핏은 개인 계좌에서 월마트 주식 2500만달러 어치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는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월마트 주식 매매가 정확한 순서는 불분명하지만, 버핏이 왜 개인 계좌를 위해 월마트 주식을 매도하고, 버크셔 주주들을 위해선 월마트 주식을 매수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그간 버핏이 공개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은 보유하지 않는다”고 밝힌 투자 원칙이나, 그가 강조해 왔던 투자 윤리가 이해상충 및 법규 위반 의혹에 빛이 바래질 전망이다.
앞서 2011년 3월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선행매매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당시 버핏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던 데이비트 소콜 전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홀딩스(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90억달러에 인수한 화학회사 루브리졸 거래에 앞서, 루브리졸 주식을 미리 사놓고 버핏에게 인수를 제안해 약 300만달러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선행매매 논란이 제기되자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퇴사했다.
프로퍼블리카 등에 따르면 워런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번 주식 선행매매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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