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신 시장 2위 싸움이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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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KT가 예정에 없던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3분기 LG유플러스가 KT를 제치고 가입 회선 수 2위에 올랐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이 나온 직후였다.
3위로 밀려난 KT와 2위로 올라선 LG유플러스의 경쟁은 최근 국내 통신 업계의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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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KT가 예정에 없던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3분기 LG유플러스가 KT를 제치고 가입 회선 수 2위에 올랐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이 나온 직후였다. KT는 LG유플러스가 월 1000원 미만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공격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가입 회선 2위는 KT”, “사람과 사물 회선을 분리해야” 등 보충설명도 덧붙였다.
3위로 밀려난 KT와 2위로 올라선 LG유플러스의 경쟁은 최근 국내 통신 업계의 관심사였다. KT는 과기정통부의 통계 기준에 문제를 삼았다. LG유플러스가 수익성보다 회선 수 늘리기에 집중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통신 업계와 달리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소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단순히 2위라는 타이틀 싸움일 뿐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혁신 경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2위가 바뀌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 대다수가 “2위가 뭐가 중요하냐, 싸게 파는 곳이 최고”,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나 제대로 내놔라” 등 비판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통신사들은 회선 수 늘리기에 혈안이 됐지만, 정작 통신비 인하를 위한 혁신적인 상품이나 5G 서비스 품질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압박에 마지못해 5G 중간요금제를 내놨지만, 사전에 회의라도 한 것 마냥 100원 단위까지 맞췄다. 데이터 5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KT와 LG유플러스의 5G 중간요금제는 월 6만3000원으로 같았고, 4GB(총 54GB)를 더 주는 SK텔레콤 요금제는 1000원 올린 6만4000원에 판매 중이다.
우리 국민들은 통신 3사 5G 서비스에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G 서비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23%에 불과했다. 불만족한 소비자의 55%는 ‘LTE(4세대 이동통신)와 비슷한 속도’를 이유로 꼽았다. LTE와 큰 차이 없는 5G 요금제에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신 3사의 경쟁을 촉진시켜야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회선 수 늘리기식 경쟁은 통신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통신 시장 2위 싸움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를 사로잡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좋은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내놓으면 된다. 통신 3사는 올해 3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거뒀다. 3개 분기 연속 1조원 돌파다. 통신 3사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요금 인하를 주저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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