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AI사업서 거액 횡령한 업체…“예산증액 사업에 관리부실”

이범수 2023. 11. 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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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이 투입된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 대표가 부친, 장인 등과 함께 사업 기금을 횡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능정보화사업 추진 실태' 감사에서 사업을 수행한 업체의 횡령 사실을 포착하고 대표 이사 등 3명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전날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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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서울신문 DB

정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이 투입된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 대표가 부친, 장인 등과 함께 사업 기금을 횡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능정보화사업 추진 실태’ 감사에서 사업을 수행한 업체의 횡령 사실을 포착하고 대표 이사 등 3명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전날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해당 감사에서 과기부가 정보통신진흥기금 등을 투입해 추진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중 ‘가축 행동 영상 AI 데이터 구축 사업’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음을 포착했다.

감사원은 가축 행동 영상 AI 데이터 구축 사업의 데이터가 매우 부실해서 사업비 집행 과정을 심층적으로 조사했다. 이 사업에는 정보통신진흥기금 38억원 등 총 44억원이 투입됐다.

감사원 조사 결과, 이 사업을 수행한 업체는 농가를 대상으로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용을 지불한 것처럼 가장하고 실제로는 해당 사업비를 횡령했다.

구체적으로 업체 대표 A씨, A씨의 장인이자 업체 사내이사인 B씨, 축산 농가를 섭외하고 농가에 폐쇄회로(CC)TV 설치비 등을 집행하는 일을 맡은 다른 업체 대표 C씨가 상호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부친인 D씨도 엮였다.

A씨는 정상적인 사업을 하는 것처럼 꾸민 사업수행계획서를 지능정보원에 제출하고, 축산농가들에 데이터 수집비로 보냈던 돈을 다시 별도 계좌로 돌려받았다.

C씨가 섭외한 축산 농가들에 A씨의 부친인 D씨가 운영하는 업체가 CCTV 설치비를 집행한 뒤에, 다시 D씨 측에게 설치 대가를 이체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데이터 사업비 중 일부를 C씨에게 농가 섭외 수고비를 주거나, 부친 D씨 회사의 운영비로 사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A씨 등이 2020년 9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이 같은 여러 수법으로 횡령한 금액은 총 13억 9000여만원이다. 횡령금은 대출금 상환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은 이번 수사 요청 대상이 된 가축 행동 영상 AI 데이터 구축 사업 외에도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사업이 부실하게 추진된 원인으로 “2020년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라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예산을 증액해 밀어내기식으로 사업을 집행했고, 이 과정에서 지능정보원의 인력 부족에 따른 관리 사각·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에 대해 내부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며, 감사위원회 의결로 감사 결과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공개할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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