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2년만에 부회장 승진…HD현대 '3세 경영' 전면에(종합)

배지윤 기자 2023. 11. 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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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사장단 인사
"새로운 50년 위한 그룹 미래사업 개척·조직문화 혁신"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D현대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정기선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정기선 HD현대(267250)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승진 2년 만으로 HD현대그룹 '3세 경영'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HD현대그룹은 정 부회장을 승진을 포함한 사장단 인사를 10일 단행했다. 정 부회장의 승진은 지난 2021년 10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이다.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대일외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했다가 미국 유학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복귀해 그룹의 주요 업무를 두루 맡아왔다.

정 부회장의 조부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현대중공업그룹을 이끈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해 온 만큼 정 부회장의 경영 참여는 오너 일가가 약 30년 만에 다시 책임경영을 맡게 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21년 권오갑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HD현대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그룹 경영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지주사 공식명칭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중공업'을 뗀 새 사명 HD현대를 적용한 것도 그런 작업의 하나다. 제조업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계열사 사명에 핵심 가치를 담아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다.

사업 확장 및 미래 전략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부회장이 2021년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까지 HD현대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수소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것도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밑그림 작업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계약과 세계 최고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와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에도 성공했다. 또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를 체결도 진두지휘했다.

이 외에도 정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쇼 CES 2023에서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내년 초 열리는 CES 2024에는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월마트·나스닥·지멘스 등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는 로봇·디지털 전환·친환경 선박·수소 등 첨단 미래 기술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HD현대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 부회장 승진 인사뿐 아니라 현장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공동 대표로서 조직 안정화 및 시너지 창출에 기여한 오승현 신임 사장은 건설기계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력 향상 및 회사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내 원가회계 전문가로 통하는 강영 HD현대중공업 사장은 현재 기업결합이 진행중인 STX중공업 인수추진 TF를 맡을 예정이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부사장,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부사장,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부사장은 각각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은 공동대표이사로 내정돼 안전경영 및 동반성장을 담당한다. 이들 내정자들은 향후 이사회 및 주총을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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