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온라인 빈대 신고센터’ 첫 개설···전국 빈대 박멸에 총력
전국이 빈대와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빈대 출몰이 확인된 지자체는 신속한 박멸을 위해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주요 시설물 소독·방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도 빈대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을 꾸리고 방제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빈대 신고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창구를 개설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 누리집 ‘빈대발생 신고센터’에서 시민들이 보다 빠르게 빈대 출몰 사실을 알릴 수 있다. 온라인 창구를 통해 빈대 발생 신고서를 작성하면 이 내역이 관련 부서와 관할 보건소에 즉시 전달된다. 또 빈대발생 신고센터를 통해 빈대에 대한 기본지식과 빈대 소독업체 명단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빈대 방역에 협력하기로 한 서울시와 한국방역협회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200여개의 방역업체를 대상으로 빈대의 특성과 방제법에 대해 특별교육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영국해충방제협회(BPCA)의 강좌 영상도 번역·배포한다. 영국은 빈대 방제와 연구가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다.
서울시는 하루 전날인 지난 9일에도 ‘빈대대책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빈대 박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빈대 문제에 있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 ‘빈대 제로’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지난 8일부터 ‘빈대제로 도시 프로젝트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다.
관광객 출입이 잦은 지역은 특히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오는 26일까지 여객터미널 환승라운지를 주 3회, 입국장의 직물 소재 바닥을 주 1회 살충제로 특별방제할 예정이다.
관광산업 비중이 큰 제주도 역시 빈대 외부 유입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빈대 출몰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 9일 긴급회의를 열고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현장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민박·호텔 등 숙박업소, 찜질방·목욕탕 등 시설 점검을 강화하고 빈대 예방수칙을 적극 안내·홍보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숙박업소·목욕탕에 빈대 방제를 권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부산에서는 현재까지 3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모두 오인신고로 확인됐다.
각 지자체는 지하철 의자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빈대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직물 소재 의자에 고온스팀청소를 월 2회 실시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213편성 열차의 직물 소재 의자를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순차 교체할 방침이다. 이밖에 환경부 승인을 받은 살충약제를 월 최대 4회 살포할 예정이다. 살충제 약효는 약 4주간 지속된다고 알려졌다.
인천교통공사도 고온스팀청소를 주 1회 이상 실시하고 의자 소재를 폴리카보네이트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대구교통공사는 전 열차 객실에 매월 1~2회 빈대 살충제를 살포하고 지하철 역사 91곳에 대해 특별 방역을 실시한다. 광주교통공사는 모든 전동차를 대상으로 매일 1편성씩 친환경 살균소독제를 첨가한 고열 스팀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경남도·강원도·광주시 등도 합동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충청권에서 지난 8일 처음으로 빈대가 확인된 충남 아산시는 해당 건물에 대한 방제작업을 완료했다. 경남도는 13일부터 4주 동안 목욕탕·숙박업소 등 3746곳을 방제한다. 광주시도 목욕탕·숙박업소 934곳과 버스차량에 빈대 발생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강원도는 특별조정교부금 1억원을 긴급 편성해 취약계층 거주지와 숙박업소·음식점 등에 대해 소독을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에서는 전국 빈대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빈대보드’가 개설됐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중구 중림동 등 빈대 발생이 알려진 행정구역이 출몰일자와 함께 정리돼 있다. 빈대보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빈대 발생 현황은 서울 28건, 경기 4건, 인천·대구 2건 등이다. 빈대정부합동대책본부를 꾸린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기준 전국에서 3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일주일에 한번 월요일마다 전국 빈대 신고 및 발생 상황을 취합해 관리하고 있다”라며 “빈대 관련해 여러 지원 방안이 논의 중으로 다음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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