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00% 이자까지... 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 불법사금융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네가 죽을 때까지 괴롭혀 줄게."
최근 1,400만 원 대출을 알아보던 A씨는 광고를 통해 연락한 불법사금융업체로부터 "햇살론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컨설팅비용이 발생한다"는 안내를 받고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150만 원을 이체하기도 했다.
최근 B씨는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선불유심 내구제'를 통해 1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신분증을 보냈다가, 대포폰 개통에 연루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 노린 내구제대출도 기승
당국, 불법사금융 후속 대책 검토
"네가 죽을 때까지 괴롭혀 줄게."
최근 인천미추홀경찰서에 붙잡힌 불법사금융업체가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다. 총책인 20대 A씨를 포함해 주요 피의자 18명은 3월 7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취약계층 3,600명에게 7,000여 회에 걸쳐 총 150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적용한 최고 이율은 법정 최고이자율(연 20%)의 250배에 달하는 연 5,000%였다. 만일 20만 원을 빌려줬다면 일주일 뒤에는 이자 18만 원을 포함해 총 38만 원을 받아 챙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금융당국을 비롯한 관계 부처가 후속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법사금융이 횡행하고 있는 탓이다. 당국은 정책금융상품의 적극적 공급과 더불어 취약계층의 제도권 금융 편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일 당국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불법사금융 관련 신고·상담 건은 4만7,187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733건(3.8%) 증가했다. 특히 불법 대부·유사수신 등 피해 신고·상담 건은 같은 기간 1만62건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3.6% 급증했다. 당국 관계자는 "5월부터 불법사금융 피해 특별근절기간을 운영하면서 관련 신고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측면도 있겠지만, 최근 불법사금융이 많이 늘어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불법사금융은 다수 적발되고 있다. 금감원이 파악한 불법사금융 관련 주요 피해 사례는 △불필요한 대부업 이용 △정책금융상품 불법수수료 요구 △불법업체 연결 △휴대폰 소액결제 피해 등이다. 최근 1,400만 원 대출을 알아보던 A씨는 광고를 통해 연락한 불법사금융업체로부터 "햇살론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컨설팅비용이 발생한다"는 안내를 받고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150만 원을 이체하기도 했다.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휴대폰깡' 등 내구제대출도 늘어나고 있다. 내구제대출은 휴대폰을 개통해 제3자에게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대신에, 그 대가로 현금을 융통하는 수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내구제대출 신고·상담 건은 44건으로, 이미 작년 한 해(7건) 수준을 뛰어넘었다.
특히 내구제대출은 대포폰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B씨는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선불유심 내구제'를 통해 1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신분증을 보냈다가, 대포폰 개통에 연루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심지어 대출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통신요금으로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당국은 늦지 않은 시기 내 불법사금융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빠지지 않도록 수요 측면의 개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부업체 조달비용을 절감해 주는 제도인 우수 대부업자 또한 추가적으로 개선·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러운 목욕탕이 된 바다...설사·감기 달고 사는 가자 아이들
- 지드래곤, 모발 빼고 온몸 제모...손·발톱 채취해 정밀감정
- "이리 와봐" 사탕으로 환심... 등교하던 여고생 추행한 70대
- 이효리 "탁재훈? 유재석·신동엽에 낄 건 아니다"
- [단독] 오타니가 존경한 스승의 가르침 "남 탓하는 생각 없애주는 게 가장 중요"
- 길 가던 여고생 무차별 폭행한 50대… 조깅하던 대학교수가 제압
- 이병헌♥이민정, 둘째는 딸…"믿기지 않는다"
- 모기·진드기에 물린 자국, 빈대와는 이렇게 다르다
- 14세 트로트 가수 오유진 스토킹 피해 사건의 전말 파헤친다
- 비위생 논란 '어쩌다 사장3' 측 "제작진 불찰, 기본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