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개설’ 자유적금계좌, 중고 거래 사기 악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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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지난 8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폰 판매 게시글을 발견했다.
금감원은 자유적금계좌의 이런 특성을 악용한 중고 거래 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며 은행 등에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유적금계좌가 중고 거래 사기에 악용된 사례를 공유하며, 은행별로 자유적금계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살피고 미흡한 점이 있으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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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명의만 입금 허용’ 토스뱅크 모범사례 공유
경기도 광주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지난 8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폰 판매 게시글을 발견했다. 김씨는 거래 전 사기 거래 이력 조회 서비스인 ‘더치트’를 통해 판매자 이모씨의 계좌를 검색했다. 사기 전력은 나오지 않았고, 안심하고 96만원을 보냈다. 그러나 입금 후 판매자는 연락이 두절됐고, 구매한 아이폰도 받지 못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김씨는 이씨가 나흘 동안 자유적금계좌 30여개를 만들어 같은 수법으로 37명에서 3200만원을 뜯어간 사실을 알아챘다.
금융감독원이 하루에도 수십개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자유적금계좌를 이용한 사기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자 은행권과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0월 말 금융사기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신속 대응체계를 통해 자유적금계좌가 중고 거래 사기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사례를 공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신속 대응체계는 신종 금융 사기 수법을 빠르게 공유하고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전담 기구로 금감원, 7개 협회 및 중앙회, 금융사별 전담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자유적금계좌는 일반적인 수시 입출금 계좌와 달리 유예 기간 없이 얼마든지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입출금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20영업일 이내 1개의 계좌만 개설’이 가능하게 한 것과 대비된다. 또 정기적금 계좌와 달리 정해진 날이 아닌 아무 때나 돈을 넣을 수 있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도 돈을 이체할 수 있다.
금감원은 자유적금계좌의 이런 특성을 악용한 중고 거래 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며 은행 등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본인 명의 연계 수시 입출금 계좌를 통한 입금만 허용하고 있는 토스뱅크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며 은행들이 이를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토스뱅크는 자유적금계좌 개설 시 연결한 입출금 계좌를 통해서만 입금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예금주 본인이 아닌 사람은 애초에 돈을 이체할 수 없어 이런 유형의 범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밖에 개설 가능한 자유적금계좌 수를 제한하거나 계좌 개설 후 얼마 안 돼 해지할 경우 이체를 일정 기간 차단하는 방식을 도입한 사례 등도 공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유적금계좌가 중고 거래 사기에 악용된 사례를 공유하며, 은행별로 자유적금계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살피고 미흡한 점이 있으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고 했다.
은행들은 모범 사례로 공유된 방안을 검토해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유적금계좌를 악용한 사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본인 명의 연계 수시 입출금 계좌를 통한 입금만 허용하는 방식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양한 거래 유형이 있기 때문에 본인 명의가 아닌 이체를 일괄적으로 막는 것은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은행별로 사기 거래 방지를 위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있고 다른 절충안도 찾을 계획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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