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디 전문플랫폼 꿈꾼다…“스토브인디, 스팀보다 더 편하게”

임영택 게임진 기자(ytlim@mkinternet.com) 2023. 11. 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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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플]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여승환 이사 “입점의 불편함 다 없애고파”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여승환 이사
“‘스팀’보다 훨씬 편하게 만들고 싶어요. 등급 심의 외에는 입점의 불편함을 다 없애고 싶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게임시장에서 인디 게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방구석 인디게임쇼’, ‘인디크래프트’, ‘버닝비버’,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 등 관련 행사도 다수다. 그러나 국내 인디게임 플랫폼을 말한다면 대부분 한 곳을 떠올린다. 스마일게이트가 운영 중인 ‘스토브인디’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서 ‘스토브인디’를 담당하고 있는 여승환 이사를 만났다.

시작은 4개 현재는 명실상부 한국 최대 인디게임 플랫폼
“패키지 상점을 시작할 때부터 인디게임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우리가 가장 이해하기 쉽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인디라고 판단했거든요.”

‘스토브인디’는 지난 2019년 8월 말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플랫폼 ‘스토브’에 개설한 ‘스토브 패키지 상점’이 시작점이다. 초기부터 인디게임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표방했다. 자연스럽게 ‘스토브인디’로 명칭도 변경됐다.

‘스토브인디’의 탄생은 ‘스토브’를 ‘스팀’과 같은 글로벌 ESD로 만들고 싶다는 스마일게이트의 비전에 기인한다. 플랫폼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나온 결론이 인디와 인디 생태계다. 가장 이해하기 쉽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었다.

여 이사는 “스마일게이트도 스타트업이었고 그동안 많은 창작 지원에 나섰다”라며 “플랫폼으로 접근했을 때 가장 이해하기 쉽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인디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현재 ‘스토브인디’에 등록된 게임의 숫자는 1380개다. 다소 편차는 있으나 한 달 평균 40~50개의 인디게임이 입점하고 있다고 한다. 4개의 게임으로 시작했던 패키지 상점에 비하면 ‘괄목상대’라는 말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출시 플랫폼 표시에 ‘스토브인디’를 병행해 기입하거나 퍼블리셔에게 먼저 입점을 요청하는 개발사도 늘어날 정도로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적극적인 현지화 지원으로 해외 인디게임의 입점 사례도 많다.

실제 올해 초 스마일게이트가 발표한 자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2021년 대비 연간출시작은 150%, 매출은 356%, 플레이 이용자는 250%, 플레이 타임은 13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창작자 위한 각종 지원책…인디게임에 대한 ‘진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여승환 이사
“한국 창작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플랫폼이지요. 우리는 가면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학생들 입장에서도 접근성이 높아요.”

‘스토브인디’가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 것은 다년간의 걸친 스마일게이트의 노력 덕분이다. ‘스토브인디’는 예비 창작자 지원부터 개발 중인 인디게임의 이용자 테스트, 출시 게임의 마케팅과 판매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포괄적 지원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지원사례 중 하나는 ‘슬기로운 데모 생활’이다. 30~40명 정도의 이용자가 직접 데모를 즐기고 의견을 작성한다. 인디게임 개발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제작 중인 게임에 대한 외부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스토브인디’는 데모에 대한 원활한 리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참여 이용자에게 게임쿠폰, 상품권 등의 보상을 제공해 독려한다. 개발자는 테스트를 위한 비용 부담도 없다. 매달 온라인 방송도 진행해 개발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게임을 소개할 기회도 제공한다.

여 이사는 “데모를 통한 테스트 이후 ‘스토브인디’에 입점하지 않아도 우리는 응원한다. 인디 생태계에서 궁극적으로는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실제 개발사에서 퍼블리셔에게 ‘스토브인디’에 입점하자고 요청도 많이 한다. 방송도 팬과 만나기 쉽지 않아 도움을 주고 싶어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 상시로 창작자들이 만날 수 있는 소통 공간도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지하에 마련된 ‘토끼굴’도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지원 중 하나라고 한다. 개발자들의 창작 활동을 위한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입주 방법을 궁금해하는 문의도 많이 온다고. 여 이사는 향후 외부 협력을 통해 확장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국내 게임 서비스를 위한 등급분류 심사 지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스토브인디’를 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획득해 청소년 이용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자율로 할 수 있다. 성인등급 게임의 등급분류 심사 과정도 지원한다. 창작자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까다로운 등급 심사를 대신 담당한다.

한국 개발자에게 가까운 플랫폼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스마일게이트가 한국 회사인 것은 넘어 여러 인디게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개발자들과의 거리를 좁힌 것이 주효했다. 여 이사의 표현은 “가면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스토브인디’ 부스를 찾아 입점 등 여러 궁금점을 문의하는 개발자들이 많다. 이외에도 해외 인디게임사를 위한 한국어 현지화, 게임별 맞춤 마케팅, 크라우드펀딩 지원을 위한 ‘펀딩팩’ 등 다양한 지원책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 넘어 아시아로 성장 ‘포부’…내년에는 더 발전
“4년째 ‘스토브인디’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비칠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이제는 많이 자신감이 붙었죠.”

올해 ‘스토브인디’는 다수의 인디게임 관련 행사에 참가하며 이름 알리기에 힘썼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가해 ‘스토브인디 타운홀’ 부스를 운영했고 ‘방구석 인디 게임쇼’에도 후원사로 나섰다. 오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게임전시회 ‘지스타2023’에도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조직위와 함께 ‘인디 쇼케이스’ 행사를 개최한다.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하는 인디게임축제 ‘버닝비버’의 온라인 전시관 운영도 예고했다. 내년에는 더 활발하게 활동하며 ‘스토브인디’의 확장에 힘쓸 계획이다.

여 이사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몰라줄까 돌다리를 많이 두드렸는데 올해는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라며 “우리가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과 생태계 지원이 우리의 상업적 활동으로 연결되는 것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좀 더 체득한 것 같다. 내년에는 더 잘 정리된 형태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가깝게는 아시아의 ‘스팀’, 그중에서도 인디게임 전문 ESD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 이사는 아직은 한국 중심인 ‘스토브인디’를 아시아권으로 확대해 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없으나 서브컬처 게임이 다수 입점한 특징을 살려 이에 익숙한 대만 시장이나 한국처럼 열정적인 창작자들이 많은 베트남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제 제일 오래된 직원 중 한명이지요. 사번이 1번에 가까워요. 서버 프로그래머로 시작해서 퍼블리싱 기술 지원, 스토브 플랫폼 등을 거쳐 현재 사내 IT 서비스 지원과 스토브인디를 맡고 있어요. 그룹 내 창작 프로그램 지원도 많이 했지요.”

여 이사는 다시 개발자로 돌아가 ‘스토브인디’에 직접 제작한 게임을 출시하는 상상도 한다. 그는 2004년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해 ‘크로스파이어’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의 서버 프로그래머로 활약했다. 초기 6~7년간은 정말 스타트업의 경험을 했고 지난 20여년간 회사의 성장과 여러 고민의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겪었다. 그러다보니 그룹 내 여러 창작 지원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며 다른 창작자들과 교류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지금도 스스로 창작하는 것을 좋아해 주변 지인과 기획하는 프로젝트가 있을 정도다.

여 이사는 “사내 창작 지원 프로그램 ‘CCL’을 통해 게임을 제작한 친구들도 ‘스토브인디’에 출시하는데 우리도 ‘CCL’에 지원해 내볼까 생각하기도 한다”라며 “다만 시간이 없다보니 항상 기획단계에서 멈추고 있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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