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전국서 女 성폭행·촬영 혐의 30대 ‘세 친구’…피해자만 최소 21명

수면제·마약류 이용해 항거불능 女 상대 집단 성범죄 혐의
제주경찰, 2명 구속송치…공범 혐의 1명은 수사 중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경찰 로고 ⓒ연합뉴스

약 6년간 전국서 다수 여성들을 상대로 수면제 및 마약류를 이용해 집단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특수강간·특수강제추행·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반포) 위반, 유사강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3명을 검거했다. 주범격인 A·B씨의 경우 구속 송치됐고, 공범 혐의를 받는 C씨의 경우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A씨와 B씨는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2017년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약 6년 간 전국 각지의 유흥주점 및 주거지 등에서 약 20차례 이상 여성들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과 친구 사이인 C씨의 경우 올해 초쯤부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수면제 등을 이용해 피해 여성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후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액상 합성 대마를 범행에 활용한 혐의도 함께다. 이외에도 범행 때마다 서로 범행 장면을 촬영하거나 서로 공유한 혐의도 있다. 촬영한 영상의 총 용량만 200GB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여성의 수만 21명에 달한다. 여성들과의 관계 또한 초면부터 옛 연인까지 다양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야 성폭행 피해 사실을 인지한 피해자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제 혹은 마약류로 인한 항거불능 상태서 범죄 피해를 당해 기억을 잃은 것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들 일당은 지난 10월16일 제주에서 벌인 범행으로 인해 덜미를 잡혔다. 당시 A씨 등은 제주시의 거주지에서 전자담배 액상에 액상형 합성대마를 섞어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에게 피우도록 하고, 피해자가 의식을 잃자 범행했다. 다음날 의식을 회복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 등이 검거됐다. 이후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지속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구속 송치된 A·B씨의 경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C씨의 경우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C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여죄 유무 관련 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