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직원 550여명이 한 자리에"…8년 만에 체육대회
손병두 이사장 "구성원 어울릴 수 있는 장 지속"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달 28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부산은행 연수원. 한국거래소 임직원들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 참여했다. 술래가 된 손병두 이사장이 멘트를 외치는 사이 도착선까지 움직이던 직원들은 술래가 뒤를 돌아보자 동시에 '동작 그만' 자세를 취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에 '한마음 페스티벌' 체육대회를 열었다. 서울본부와 부산 본사에 있는 임직원과 가족 55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흔치 않은 기회다. 서울 본부 직원들과 가족들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울산행 KTX·SRT열차에 몸을 실었다. 거래소는 이날 버스 10대를 동원해 울산역에 도착한 직원들을 기장군 연수원으로 옮기는 수송 작전을 벌였다.
개그맨 정범균 씨의 사회로 진행된 올해 행사는 명랑운동회와 레크리에이션 위주의 페스티벌로 구성됐다. 거래소는 과거 축구 경기와 같은 본부별 경쟁 위주의 구성을 탈피해 남녀노소 직원들이 함께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전 시간에는 판뒤집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박터뜨리기 게임이 마련됐다. 점심식사 이후에는 임직원들과 가족들은 제기차기와 신발 던지기 등 민속놀이와 원통 뛰어넘기, 전략 줄다리기, 풍선 런닝맨 등 학창 시절 가을운동회를 떠올리는 게임에 참여하며 축제를 즐겼다.
거래소는 부모님을 따라 멀리 부산까지 내려온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를 설치했다. 아이들은 운동장 한 켠에 설치된 대형 에어바운스에서 마음껏 뛰어놀았고, 페이스 페인팅, 요술풍선, 달고나·에코백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레크레이션 시간에 마련된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에서 가족들은 자녀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후에는 임직원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KRX 복면가왕' 코너가 진행됐다. 예선을 통과한 직원 4명이 각자의 숨겨둔 끼와 감성으로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행사는 극비리로 진행된 초대가수 손병두 이사장의 축하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손 이사장은 대회 막바지에 깜짝 등장해 가수 소찬휘의 'Tears'(티얼스)를 열창했고, 신나는 춤과 무대 매너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선글라스를 끼고 후드모자를 눌러쓴 이사장의 노력과 파격 변신에 직원들은 환호했다.
특히 이번 체육대회는 MZ세대 젊은 직원들이 자발적인 참여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서울과 부산 지역으로 나뉘어 잘 만나지 못했던 동기 직원들은 오랜 만에 만나 인생네컷 체험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담소를 나누는 등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현장에 참석한 20대 한 직원은 "서울과 부산으로 나뉘어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동기와 선후배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며 "평소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이사장님이 후드를 뒤집어쓰고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보며 친근감도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 40대 직원은 "오랜만에 부산으로 가족과 함께 나들이차 방문했는데, 종이비행기 멀리날리기 대회를 아이가 너무나 즐거워했다"며 "아이가 아빠와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게임 전략을 짜며 즐겁게 놀고난 뒤 돌아가는 길에 아빠 회사 멋지다고 말해 내심 뿌듯한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8년 만에 부활한 거래소 체육대회는 지난해 손 이사장이 직원들과 가진 CEO 소통콘서트를 계기로 성사됐다. 체육대회는 손 이사장이 취임 초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동안 열리지 못했다. 당시 한 직원이 체육대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을 냈고 손 이사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전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됐다.
손 이사장은 재임 기간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 경영핵심 과제로 삼고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해왔다. 손 이사장은 팬데믹 종료 이후 지난해 소통콘서트와 월드컵 단체응원, 올해 한마음 퇴근포차, 체육대회 등 각종 이벤트로 임직원들의 화합을 이끌고 내부 소통 행보를 강화했다.
한 거래소 직원은 최근 여러 유력 인사가 새로운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 데 대해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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