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자율주행 레이싱…무인으로 서킷 달린 아이오닉5

현대차그룹, 용인서 '2023 자율주행 챌린지' 개최
건국대·카이스트·인하대팀 결선…각자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로 승부

10일 오후 경기 용인시에서 개최된 현대자동차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무인 자율주행 차들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뉴스1 윤다혜 기자)

(용인=뉴스1) 윤다혜 기자 = 실제 레이싱 대회를 방불케 하는 무인 자율주행 챌린지가 10일 경기 용인시에서 개최됐다. 국내 대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차들은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추월과 회피를 반복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이날 오후 개최한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대회 '2023 자율주행 챌린지' 현장은 추운 날씨에도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본선에 올라온 3개 대학팀(건국대, 인하대, 카이스트)은 대회 시작 전 각 부스에서 막판 기술 점검과 함께 서로를 격려했다.

자율주행 챌린지는 국내 대학생들의 기술 연구 독려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개최해 오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경진대회다. 올해 대회는 세계 최초로 양산차 기반의 서킷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로 개최된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본선에 진출한 3개 팀에게 각각 아이오닉5와 연구비 최대 5000만원을 지급했다. 참가팀은 제공받은 아이오닉5에 각자 연구 개발한 라이다·레이더·카메라 등 센서류를 최적의 위치에 설치해 자율주행차를 제작하고, 연습 주행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고속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했다.

차량에 사람이 타지 않는 것은 물론 주행 도중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다. 차량은 사전에 설정된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따라 스스로 서킷을 달리면서 코너를 돌고 다른 차량을 추월해 결승점을 향해 달리게 된다.

대회는 실제 레이싱 경기와 같이 3대의 자율주행차량이 동시에 출발해 2.7㎞의 용인 스피드웨이 좌측 코스 총 10바퀴를 돌며 누가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는지를 겨룬다.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에서 현대자동차 2023 자율주행 챌린지가 열렸다. 사진은 참가팀 부스 모습.(뉴스1 윤다혜 기자)

건국대팀은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많은 연습을 거쳐 고속 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기술을 쌓았다"며 "빠르게 치고나가는 전략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팀은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며 "다른 팀과 달리 해외에서 고속 자율주행 대회를 여러번 경험했다"며 안정적인 주행을 강조했다.

카이스트팀 소속 나성원(29·남)씨는 "고속 주행을 전제로 주행을 해야 했기에 기술에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단 생각에 연습기간 내내 다들 예민했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그러나 수많은 연습과 현장 경험을 통해 안정적인 고속 자율주행을 구현해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선에 올라온 3개 대학팀의 차량이 동시에 서킷에 올라 네 번째 랩까지는 시속 100㎞로, 이후 랩부터는 아이오닉5의 최고 속도인 시속 180㎞ 이상으로 달렸다. 예선전에서 승리해 가장 앞쪽에서 출발한 건국대 차량은 초반부터 경기를 휘어잡았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건국대 차량을 카이스트가 바짝 뒤쫓았다. 인하대 차량은 주행 중 코스를 이탈해 실격 처리됐다.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2023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우승한 건국대학교 팀이 승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윤다혜 기자)

건국대와 카이스트의 치열한 접전 끝에 건국대팀이 27분2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카이스트팀는 29분31초를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건국대팀에게는 상금 1억원과 함께 미국 견학 기회가 제공됐으며, 2등팀은 상금 3000만원과 싱가포르 견학 기회가 주어졌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건국대팀은 대회가 끝난 뒤 "연습 중 여러차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본선 경기를 사고 없이 잘 끝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