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계 최초 양산차 자율주행 레이싱"…현대차그룹 '2023 자율주행 챌린지' 개최

용인스피드웨이 서킷서 양산차 기반 레이싱 경기 방식으로 개최
대학생들이 직접 자율주행 설계…건국대팀이 우승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2023 자율주행 챌린지'가 열렸다. 인하대학교팀, 카이스트팀, 건국대학교팀이 본선에 진출, 건국대학교팀이 최종 우승했다. /용인=김태환 기자

[더팩트 | 용인=김태환 기자] 대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고속으로 서킷을 달리며 경주하는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레이싱 대회'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치열한 경기 끝에 우승은 건국대학교 '오토 KU-R팀'이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대학생 대상 자율주행 경진대회인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리얼 트랙(실차 개발 부문) 본선 대회와 시상식을 개최했다.

'자율주행 챌린지'는 국내 대학생들의 기술 연구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개최해 오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경진대회이다.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대회 도중 인하대학교팀, 카이스트팀, 건국대학교팀의 자율주행차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태환 기자

특히, 이번 대회는 세계 최초로 양산차 기반의 서킷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로 개최됐다. 실제 레이싱 경기와 같이 3대의 자율주행차량이 동시에 출발해 2.7km의 용인 스피드웨이 좌측 코스 총 10바퀴를 돌며 누가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는지를 겨루었다. 기존 자율주행 챌린지에 비해서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다수 차량의 동시 고속 자율주행이라는 전례 없는 대회인만큼 모든 참가 차량은 서킷에 오르기 전 자율주행 기본 성능을 점검하는 별도 절차를 거쳤다. 장애물 회피와 주차 위치 준수 시나리오 등을 완벽하게 수행한 차량만이 최종 참가 자격을 부여받았다.

각 차량은 아이오닉 5의 최고 속도인 시속 180km 이상까지 달릴 수 있으나 네 번째 랩까지는 속도 제한(시속 100km 이하)이 있어 이를 준수해야 했다. 설정된 제한속도를 초과하거나 추월 규정, 주차 규정을 위반한 차량은 총 주행시간에 페널티가 주어졌다. 또 정해진 코스를 이탈하는 차량은 실격 처리된다.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대회 도중 카이스트팀 자율주행차가 직선 주로에서 질주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지난해 5월 모집 공고 이후 총 9개 대학 16개 팀이 지원한 가운데 6개 팀이 심사를 걸쳐 본선에 진출했고, 전날 예선전을 통해 △건국대학교 △인하대학교 △KAIST 3개 팀이 최종 결승전 참가 기회를 얻었다. 본선에 진출한 팀에게는 각각 아이오닉 5 1대와 연구비 최대 5000만 원이 지급됐다. 차량은 자율주행시스템 구동을 위한 개조 작업을 거쳐 각 팀에 제공됐다.

참가팀은 각자 연구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라이다·레이더·카메라 등 센서류를 최적의 위치에 설치해 자율주행차를 제작하고, 3차례의 연습 주행을 통해 고속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기아 연구원들이 직접 자율주행 차량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수 차례 열린 기술 교류회와 세미나를 통해 참가팀에게 차량 교육, 하드웨어 개조·점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개발 가이드를 제공했다.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대회 도중 건국대학교팀과 카이스트팀 자율주행차가 코너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태환 기자

자율주행 코드는 전날까지 완료해야 하며, 본선 당일에는 수정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사전에 세운 전략이 어떻게 적용되느냐가 대회의 결과를 좌우했다.

카이스트팀 이대규 박사과정은 "저희가 코드를 짤 때 안정적인 운행을 우선 순위로 두었다"면서 "당일 코드를 수정할 수 없기에 본선에서 속도 위주의 코드를 짠 팀에게 질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고가 나지 않아 1등을 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본선에 인하대학교팀, 카이스트팀, 건국대학교팀이 올랐다. 경기 결과 인하대학교팀은 코스 이탈 후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며 실격 처리되고 건국대학교 '오토KU-R팀'이 1등, 카이스트 '유레카-R팀'이 2등을 기록했다.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대회 직전 인하대학교팀, 건국대학교팀, 카이스트팀이 각자 피트에서 자율주행차를 점검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한편 이번 대회는 현대차그룹 임직원과 정부·지자체 관계자, 자동차 학회·참가 대학 관계자 외에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됐다. 이날 용인 스피드웨이를 찾은 500여 명의 관람객은 서킷 가운데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중계영상을 시청하고, 행사장에 조성된 체험 존에서 N브랜드 차량 관람 및 레이싱 시뮬레이터, 키즈 워크샵, 푸드트럭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즐겼다.

김용화 현대차·기아 CTO 사장은 "이번 대회는 기존 대회와 달리 고속에서의 인지·판단·제어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대회를 통해 선행 기술 경연의 장을 마련하여 앞으로 여러 대학이 선도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용화 현대차·기아 CTO 사장이 1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 챌린지' 대회에 참가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한편, 올해 자율주행 챌린지는 이날 열린 리얼 트랙 부문과 이번 연도에 처음 신설된 버추얼 트랙(가상환경 개발 부문) 등 총 2개 부문으로 대회 규모를 확장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실차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조건과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가상 공간 속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력을 겨루는 버추얼 트랙 본선 대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전동화 등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요 대학과의 협력으로 산학연 공동연구와 기술교육 프로그램과 연구장학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분야별 공동연구소도 설립해 차세대 기술 개발과 우수 인재 양성에 힘 쏟고 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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