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붙잡힌 뉴월드호텔 살인사건 주범에 '무기징역' 구형

대낮 서울 한복판서 흉기로 2명 보복살인…범행 후 밀항
공소시효 완료 착각해 중국대사관 자수…"단죄해야"

1994년 뉴월드호텔 살인사건 직후 현장 모습. (광주지방검찰청 제공) 2023.7.26./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검찰이 1994년 조직폭력배 간 보복살인 사건(일명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중국으로 밀항했다가 28년 만에 자수한 피의자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규)는 10일 살인·살인미수·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55)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영산파 행동대원이었던 서씨는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중국으로 밀항한 주범 중 1명이다.

서씨는 1991년 '신양파'와 집단패싸움을 하다가 살해당한 조직원의 복수를 위해 1994년 뉴월드호텔 결혼식에 참석한 신양파 조직원 등 4명을 칼로 찔러 이 중 2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국내에서 도주행각을 벌이다가 2003년 가을쯤 중국으로 밀항했다.

서씨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 것처럼 밀항 시기를 거짓 진술하며 지난해 중국 대사관에 자수했으나 올해 6월 구속 기소됐다.

검사는 "서씨가 저지른 범죄는 서울 시내 대낮에서 12명이 각종 흉기를 들고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찔러 살해한 것으로, 전 국민을 경악과 공포로 몰아간 '전례 없는 강력 사건'"이라며 "서씨는 치밀한 역할 분담과 계획을 세우고 보복 살인을 한 뒤 반성없이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고 밝혔다.

검사는 "명벽한 보복 살인 사건임에도 도주한 서씨는 중국에서 유흥업소를 다니며 살다가 공소시효 완료로 처벌을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대사관에 자수했다. 우리나라에서 살해 재발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한다면 엄격하고 철저한 단죄만 필요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씨는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달게 (죄를) 받겠다"고 최종 진술했다.

서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12월15일 오전 10시쯤 광주지법에서 진행된다.

한편 서씨와 함께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에 가담한 두목과 고문, 행동대장 등 조직원 10명 대부분은 무기징역 혹은 10년 이상의 징역을 확정 받았다.

서씨와 함께 도주행각을 이어가던 정동섭씨(55)는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공개수배하기로 결정한 지 17일 만인 지난 8월11일 서울 한 숙박업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던 정씨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