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깨고 싶던 '뽀블리' 이젠 좋아"..'정신병동'이 그린 '육각형인간'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사건 사고로 들끓는 연예계에서 20년 가까이 되는 활동기간에도 '무사고'를 자랑한다. 사소한 일상도 일기로 기록해 자존감을 높이고 가족들과의 시간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육각형' 같은 사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정신질환자들은 물론 일상 속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까지 위로한 배우 박보영을 만나봤다.
박보영은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 가운데 박보영은 내과 3년 차에 전과한 명신대병원 정신병동 간호사 정다은을 연기한다. 작품이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박보영은 "걱정도 했는데 그래도 잘 나와서 기쁘고 행복하다"라며 웃었다.
박보영은 "다은이를 할 때 제일 생각한 건 '주인공은 환자 분들'이라는 거였다. 에피소드 형식을 할 때 환자 분들이 제일 잘보여야 한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저희는 현장에서 처음부터 같은 스태프들과 촬영해서 편안한 상태이지만 환자 분들은 낯선 환경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드리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그게 통환 것 같아서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전작들과 다른 결의 작품에 대해 박보영은 "제 필모그래피에 이런 따뜻한 휴머니즘이 별로 없어서 너무 하고 싶었다. 감사하게 타이밍 맞게 좋은 대본을 받게 돼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은이랑 맞닿아 있는 부분도 있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했다.
연기를 하며 우울한 부분은 없었을까. 박보영은 "제가 작품을 할 때 못 빠져나오는 편은 아니다. 뒷부분은 마음이 힘들긴 했지만 금방 다은이도 극복하고 성장해서 나오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저도 성장하는 씬에서 많은 걸 느끼고 같이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잘 극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다은이랑 저랑 엄청 똑같거나 그렇진 않다. 맞닿은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데 그건 제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한 구석은 맞닿아 있던 것 같아서 비슷하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라면서도 "제일 상담하면서 좋아하는 건 다른 사람의 취향은 아는데 제가 좋아하는 건 모르는 편이었다. 제가 먹고 싶은 게 하나라면 다른 사람이 먹고 싶어하면 그냥 주는 식이다. '칭찬일기' 쓰는 게 굉장히 도움이 돼서 주위에 추천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환자들의 에피소드 중 공감한 적도 있을까. 박보영은 "촬영하면서는 잘 못 느꼈다. 드라마를 끝나고 봤을 때 '워킹맘' 에피소드가 저랑 제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 에피소드에 위로를 많이 받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제 걸 보면서 많이 울었다"라며 멋쩍어 했다. 그는 "'워킹맘' 뿐만 아니라 열심히 살아서 나를 잃어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할 수 있는 말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였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병원에서 자문도 구한 박보영은 "가장 참고한 건 행동하시는 것들에 주안점을 뒀다. 제가 첫날 갔을 때가 회진 도는 아침이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회진 전에 다 바쁘시더라. 미리 가서 환자 분들 병실로 들어가서 회진 준비하도록 하고 문이나 창문 열도록 하는 행동들과 수간호사 선생님들은 한발짝 뒤에서 다른 걸 다 보신다. 누구보다 한발 앞서고 어쩔 땐 뒤에서 모든 것들을 파악하려고 하시는 것들이 있더라. 그리고 여기는 약도 중용하지만 정맥, IV 같은 게 주가 아니라 환자 분들 마음의 상태가 어떤지 혹은 기분이 어떤지 세세한 것들을 인계하시더라. '누구랑 누구랑 친하게 지낸다', '누가 이런 얘기를 하는데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 '하루종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안 나왔다'라는 걸 보고 나도 그런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은의 각성도 이목을 끌었다. 이 가운데 박보영의 꼽은 작품의 메시지와 맞닿은 부분은 무엇일까. 박보영은 "저는 내레이션을 좋아한다. 저희 드라마 내레이션에 좋은 것들도 많고. 치료의 첫 번째 과정이 자기 병을 인정하는 거다. 다은이도 인정하지 않다가 상담을 하고 자기가 아픈 걸 파악한 뒤 '나는 아픈 환자다. 여기 있는 환자들과 다르지 않은 똑같은 아픈 환자다'라고 한 게 각성의 가장 큰 계기"라고 평했다. 이어 "제가 일기장에 좋아하는 대사와 내레이션을 많이 적어놨더라. 제가 일을 하면서도 이런 말들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다은의 액팅아웃에 대해 박보영은 "저보다 스태프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다은이가 드디어 표출을 한다고. 그동안 다은이가 속으로 담고 참았던 캐릭터인데 스태프들이 다은이가 소리치는 걸 '드디어 다은이가 밖으로 내뱉기 시작했구나'라고 말해주시더라. 저도 속으로 시원하긴 했다"라고 털어놨다.
더불어 그는 '장래희망이 돌'이라는 것에 대해 "제가 '수쌤'한테 고민상담을 한다. 내과에서는 아프다는 분들에게 약을 드리면 좋아졌는데 여기서는 뭘할지 모르겠다고. 그때 '수쌤'이 '우리는 파동을 듣는다'고 해준다. 파동을 듣는 게 돌인 거다. 나는 파동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가 돌이 되겠다는 의미로 표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보영은 "다은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따뜻한 친구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에 많은 걸 느끼는 친구다.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에 간호사를 (적성에 안 맞아도) 계속 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평했다.
'정신병동'은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에 도전하는 메시지를 작품이다. 이에 대해 박보영은 "저 스스로도 편견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저는 '수쌤'의 대사에서 '누구에게나 온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다'라는 게 편견과 다르게 볼 수 있던 포인트였다. 제가 복직을 했을 때 보호자 분들이 반대를 하는 게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환자의 가족이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돌아보게 되기는 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드라마가 하려는 말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이다. 가족들이 마음을 바꾸는 계기도 '이 친구들도 나중에 사회에 나가야 하고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길'이라는 게 우리 마음인데 우리부터 봐야하지 않겠나. 저도 똑같은 순서로 마음이 바뀌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박보영은 "다은이가 칭찬일기를 끝까지 열심히 쓴다. '오늘 쭈그러들지 않은 나를 칭찬한다'라고. 저도 다은이처럼 끝까지 응원해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버틸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쉽지 않다. 약간의 판타지가 있다면 우리 선생님들이 너무 좋다는 거다. 꿈에서 다은을 뒷담화 하는 내용이 나오는 게 오히려 더 현실적인데 그런 선생님들이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데 그 분들을 모아둔 게 저희 드라마가 드라마인 부분"이라며 웃었다. 이어 "저도 그렇게 버틸 수 있을까 싶다. 그렇지만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은이도 열심히 약을 먹으면서 열심히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끝났다고 본다"라고 했다.
극 중의 박보영의 우울증 연기 장면을 두고 현실적으로 잘 소화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던 바. 박보영은 "누구에게나 마음이 어려웠던 순간이 있지 않나. 그걸 증폭시키고 싶었다. 표현하려던 것 중 하나가 제가 힘들 때 목소리부터 생기가 없어진다고 봤다. 하얀병동에서는 입이 마르고 목소리부터 생기가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물도 안 마시고 입으로 숨을 많이 쉬고 입안이 마르도록 했다. 입으로 숨을 쉬면 입이 진짜 마른다. 물을 안 먹고 말을 안 하다가 내뱉을 때의 갈라짐도 해보고 싶었다. 말도 잘 못 붙이게 하고 굉장히 혼자만의 시간을 엄청 가지려고 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게 되면 자꾸 (감정이) 올라와서 저희 팀들과도 최대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우울증에 대해 새로 안 것은 무엇일까. 박보영은 "힘들어하는 사람한테 밖으로 나오라는 것 자체가 폭력적일 수 있다는 거다. 조언을 하려고 한다기 보다 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 게 먼저라는 걸 처음 배웠다"라고 강조했다.
17년 동안 대중 앞에서 배우로 활동한 박보영. 깨고 싶었던 편견도 있었을까. 박보영은 "예전에는 '뽀블리'라는 게 너무 감사하지만 어떻게 하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괜찮다. 너무 좋다"라며 웃었다. 이어 "올해 저한테는 의미있는 해일 것 같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나오고 '정신병동'도 나왔는데 지금까지보다 사랑스러운 면을 조금 걷어낸 해 같다. 그 부분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나이를 먹어가는 제 모습을 대중 분들도 받아주신다고 느끼는 해인 것 같다. 뭔가 더 깨고 싶다는 느낌은 안 든다. 점차 나이를 들어가면서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생기겠구나 그렇게 바뀌어가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박보영은 "많은 보호자들이 있는 상태에서 '수쌤'이 '내가 얘기할게'라고 손을 잡고 저한테 눈으로 괜찮다고 하고 일어나실 때, 감독님계 '눈물이 안 나면 안 흘려도 되겠냐'고 했다. 약해보이는 것도 싫었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감독님이 다은이가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시는데 촬영이 들어가고 정은 언니가 손을 잡아주고 눈을 마주치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 감독님이 컷하고 저한테 '안 우시겠다면서요?'라고 하셔서 '제가 경솔했다'고 말했다"라며 멋쩍어 했다. 이어 "숨기려고 했던 건 아니라고 말할 때에도 '괜찮아'라고 얘기했을 때 눈물이 그냥 후두둑 나더라. 주위 사람이 나를 얼마나 믿고 지지해주는 지가 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건지를 깨달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그는 박보영의 첫인상을 연우진이 '천사'라고 한 바. 박보영은 "감독님이 왜 저를 천사같이 표현을 하셨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떠한 현장에서도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저 진짜 화 많이 냈다. 잘 안 될 때는 화도 내고 하는데 감독님한테 화를 잘 안내서 그런 것 같다. 제가 화를 내는 방식이 '으아' 소리지르는 건 아니지만 제 기준에는 정말 화를 낸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공들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는 박보영은 "다은이가 힘들 때는 어떻게 힘들까, 복직했을 때는 어떻게 헤쳐나갈까, 초반에는 내과에서 와서 어떻게 적응할까, 손에 익은 간호사처럼 보였으면 좋겠는데, 이 환자가 잘 보이면 좋겠는데, 매번 공들였던 것 같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특히 그는 "정신질환을 표현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것도 있어서 매번 더 공들였다. 그래서 이번 촬영은 몸도 힘들었지만 심적으로도 벅찬 게 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연우진은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인형을 활약했다고 밝힌 바. 박보영은 "저는 혈압재는 걸 왜 자동화 기계로 하지 않냐고 물어봤다. 감독님이 수동으로 가야 한다고 하셔서 매일 스태프 혈압을 쟀다. 만나면 앉아서 혈압 좀 재본다고 했다. 그걸 빨리 공기를 빼면서 빨리 체크를 하는 게 연차가 높을 수록 그런다고 해서 그 멋을 따라하고 싶었다. 너무 빨리 하면 안 돼서 그 정도를 찾으려고 매일 혈압을 쟀다. 재미있었다. 진짜 환자 분들 혈압을 잴 때 '긴장하고 계시는 구나'라는 걸 알았다. 편집된 부분도 있는데 심장이 빨리 뛰는 걸 느낄 때 긴장하는 걸 알았다"라며 웃었다.
그는 활동 원동력에 대해 "'핑계고'에서 말한 거랑 비슷한데 제가 살면서 힘든 일들이 직업에서 겪은 게 맞다. 직업을 제외한 제 삶을 키워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제 정신 건강에 좋다고 봤다. 가족 구성원으로 형부 카페에서 일을 한다거나 조카를 데리고 놀러간다거나, 같은 일을 하지 않는 친구들과 자주 얘기하고 놀고 만나고 하는 것들을 통해서 리프레시하려고 한다. 일을 하면 너무 쳇바퀴처럼 굴러가는데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게 저만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보영. 그는 "햇수로는 10년이지만 촬영할 땐 시간이 없어서 못 가고 간 날로 치면 많지 않다. 그것도 제 인생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 중 하나다. 처음에 봉사를 갔을 때 여러가지 감정을 느꼈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 세상에 쓸모가 없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날들을 지나면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기분을 느낀다. 그런데 봉사를 가면 누군가에겐 도움을 주고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뭔가 쓸만한 사람이 돼보자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것 때문에 상담도 했다. 이런 마음으로 가는 게 맞는지. 그게 나쁜 건 아니라고 해주셔서 꾸준히 갈 수 있던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박보영도 일하며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아무래도 배우라는 직업이 제가 되게 다양한 사람이 되는 거다. 감사하게도 저는 오랫동안 빠져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6~7개월은 그 친구가 돼가는 과정이 있다. 그걸 준비하면서 느끼는 중압감과 책임감이 반복이 되면 내가 이걸 소화하기가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차쥐뿔'에서 얘길를 했는데 카페에 가서 늘 웃으면서 주문하지 않으면 그게 '생각보다 그렇지 않네?'라고 말하시는 걸 들으니까 좀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도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한다. 제 친구가 제가 불쌍하다고 한 적이 있다. 기분이 안 좋은데 밝게 주문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거다. 그래서 요즘에는 밝게 하려고 안한다"라고 밝혔다.
유명세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 그는 "원래 많이 받았는데 요즘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그럴 수도 있지'다. 제가 많은 일을 안 겪어본 편은 아니다. 일을 할 때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럴 수도 있지', '이게 다 망한 상황은 아니잖아?'라는 말을 많이 한다. 수습할 방향이 있는지 없는지 수습할 방향이 없으면 그것도 어쩔 수 없다고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습을 할 수 없으면 그냥 놔버린다. 많은 일을 겪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칭찬일기'에 대해 박보영은 "처음에 쓰기가 너무 어렵더라. 그런데 다은이 칭찬일기에는 실내화를 가지런히 놓은 나를 칭찬한다는 것도 있다. 처음에 어렵게 생각해서 칭찬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은이 칭찬 일기를 보고 이런 것도 쓴다면 알람을 잘 듣고 늦지 않는 나도 칭찬하게 되고, 끼니를 거르지 않은 나를 칭찬하고, 자존감이 많이 올라가더라"라고 했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연우진은 저물어 가는 서른 아홉을 붙잡고 싶다고 밝힌 바. 박보영은 "서른을 갓 넘긴 것은 아니"라고 너스레를 떨며 "지금은 잘 반기고 잘 보내주는 것 같기는 하다. 서른 아홉이 되면 저도 우진 선배님처럼 지나가는 서른 아홉을 붙잡고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상태는 반갑게 보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다은에게 "살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번 성장을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성숙해진 다은이가 됐을 거라 믿는다. 앞으로의 간호사 일을 하는 다은이는 조금 덜 상처받고 조금 덜 힘들어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저는 잘 살아갈 거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배우 박보영에게 남은 욕심은 무엇일까. 그는 "길을 잃지 않고 다른 데로 새지 않고 가고 싶다. 이제는 욕심을 많이 내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엔 이 것도 저 것도 하고 싶었는데 운도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상황에 맞는 좋은 작품을 만나고 놓치지 않고 잘 걸어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저희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희망차고, 희망을 드리는 드라마다. 그런데 너무 희망을 드린다거나, 그런 미래만 있을 거라는 것 보다는 아침이 언젠가는 오니까 지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시더라도 내레이션에도 '뻔한 희망'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뻔한 희망을 위해 저희도 버티고 간호사 분들도 도와주려고 하시니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뻔한 희망을 위해 조금 더 버텨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뽀블리'라 불릴 정도로 사랑스러운 배우가 우울감에 괴로워하는 다은으로 '정신병동'과 대중을 위로하게 됐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지 17년, 점점 다채로워진 필모그래피처럼 건강하게 넓어진 그의 마인드가 작품 만큼 울림을 남겼다. 작은 체구이지만 연기할 때 존재감 만큼은 작지 않은 연기자. 흔히들 부르는 '작은 거인'이라는 말에 성큼 가까워진 박보영의 다음을 응원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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