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이웃 잔혹 살해하고 "기억 안 나" 발뺌한 50대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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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이웃을 아무런 이유 없이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조금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은 50대가 결국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됐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특수주거침입,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8월 2일 양구에서 80대 B씨 집에 몰래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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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80대 이웃을 아무런 이유 없이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조금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은 50대가 결국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됐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특수주거침입,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8월 2일 양구에서 80대 B씨 집에 몰래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법정에서 정신질환 치료제를 복용해 사건 당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검사가 심증만으로 자신을 기소했으며, 다리가 불편해 범행이 불가능한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집의 방범 폐쇄회로(CC)TV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 외에 제삼자의 출입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피고인의 집 출입문에 묻은 혈흔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DNA가 확인된 점과 한여름이었던 범행 당일 검은색 긴팔 니트와 긴바지, 검정 장갑, 슬리퍼 등 이례적인 옷차림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점 등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튿날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 집 마당에서 소각행위를 하고, 빨래를 한 것은 증거인멸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고 여겼을 주거지에서 갑자기 잔혹하게 살해됐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극도의 공포심과 고통, 무력감은 도저히 가늠하기 힘들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튿날 아침 요양보호사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피해자가 다른 사람과 있는 걸 봤다'고 얘기해 혼선을 일으켰다"며 "죄질이 극히 무겁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면서도 유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선별적이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태도를 보면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금의 미안함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사형 구형에 대해서는 생명 자체를 박탈할 만한 사정까지 존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과 현재 국내에서 사형 존폐를 놓고 위헌 논쟁이 이어지는 점,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점을 고려해 사형 선고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출소 후 재범하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로 사회 구성원들과 어울릴 기회를 부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무기징역형을 택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A씨가 범행 후 이튿날 오전 0시 15분과 0시 20분께 피해자의 집에 들어간 혐의(주거침입)에 대해서는 사자(死者)는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 결론을 내렸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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