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쓰자!과학용어] ⑩전분→녹말...화학 부문 용어

박정연 기자 2023. 11. 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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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 의학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용어들이 쏟아져나오는가 하면 처음 통용되기 시작할 때 의미 전달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용어들이 많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대한화학회의 도움을 토대로 화학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전문용어지만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잘못 쓰이고 있거나 오인하기 쉬운 단어들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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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이 실험실에 놓여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편집자주] 과학, 기술, 의학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용어들이 쏟아져나오는가 하면 처음 통용되기 시작할 때 의미 전달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용어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전문용어라고 애써 회피해도 사는 데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지진·기상 재해, 후쿠시마 오염수, 최첨단 기술 등장 등이 우리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용어들은 선뜻 이해하기엔 여전히 어렵고 일부는 잘못 사용되거나, 오해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이처럼 전환이 필요한 용어들을 선별해 대체할 수 있는 용어를 제안하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대한화학회, 한국기상학회,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차세대한국과학기술한림원(YKAST)이 이번 기획에 도움을 줬습니다. 제시되는 대체 용어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용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이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동아사이언스는 대한화학회의 도움을 토대로 화학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전문용어지만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잘못 쓰이고 있거나 오인하기 쉬운 단어들을 꼽았다. 화학 분야 용어는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곧바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정확한 뜻이 전달되지 않는 용어도 적지 않다. 대한화학회는 대체 가능한 용어들을 제안하면서도 학계는 물론 국민들과도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49. 진해제→기침약

진해제는 기침을 완화시키거나 억제하는 약물이다. 진해(鎭咳)는 기침을 그치게 하는 일을 의미하는 한자어다.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뜻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직관적으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기침약'을 제안했다. 약이 작용하는 대상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단번에 의미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침은 코, 폐 등의 기관이 자극을 받으면 이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기관지 평활근과 호흡근육이 급격하게 수축하며 발생한다. 기침약은 작용기전에 따라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분류된다.

50. 안식향산→벤조산

안식향산(安息香酸)은 특정한 식물의 향에 함유된 산이다. 주로 방부제로 사용된다. 이름의 유래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듯한 특유의 향 때문이다. 러시아 정교회에 주로 사용한다. 이같은 명칭은 이 물질의 특성을 표현할뿐 정확히 지칭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안식향산은 '벤조산'으로 바꿔쓸 수 있다. 벤젠을 모체로 한 이 물질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1. 전분→녹말

전분은 포도당으로부터 구성되는 다당류다. 식물체에 의해 합성되며 세포 중에 전분입자로 존재한다. 전분(澱粉)이란 한자어는 직역하면 '앙금가루'다. 전분을 얻는 과정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추정되는데 더 정확한 표현인 '녹말(綠末)'이 있다. 녹말의 사전적 의미는 '녹두를 매에 갈아 앙금 앉힌 것을 말린 가루'다. 이 물질이 만들어지는 예시를 더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점이다.

52. 돌비현상→갑자기 끓음 현상

돌비(突沸) 현상은 액체가 끓는점이 되어도 끓지 않고, 끓는점 이상으로 가열된 후에 충격을 받거나 이물질 등이 첨가되어 갑자기 끓는 현상을 의미한다. '돌비' 역시 흔히 사용되는 한자어는 아니다.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는 젊은 세대는 곧바로 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우리말로 풀어 쓴 '갑자기 끓음 현상'을 대체어로 제안했다. 길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의미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3. 탱크로리→이동식 저장탱크

액체를 운반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트럭. 기름이나 가스 및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화학액체까지 다양한 액체를 운반한다. 탱크로리는 얼핏 보면 영어단어 같지만 영어 '탱크(tank)'와 '영국식 영어인 '로리(lorry)'의 합친 일본식 영어표현이다. 전문가들은 '이동식 저장탱크'라는 대체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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