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살충제 8종 빈대용으로 긴급 승인
국립환경과학원이 10일 살충제 8개 제품을 빈대 방제용으로도 쓸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7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빈대가 기존 빈대 살충제에 내성이 있다며 다른 살충제의 긴급 승인을 요청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9일 생산업체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원료 물질 수급 등을 확인했다.
이번에 승인된 방제용 살충제 8종은 모두 국내에서 모기·파리·바퀴벌레 방제 등 용도로 이미 승인을 받았다. 모두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중 디노테퓨란이라는 물질을 사용한다. 네오티코티노이드 계열은 니코틴과 유사한 합성 물질로, 곤충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신경전달 물질을 차단한다.
긴급 승인된 살충제 8종은 모두 전문 방역업자만 사용할 수 있다. 과학원은 “가정용 살충제는 보호장구 착용 없이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방제용보다 더 엄격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미국 환경보호국(EPA) 자료를 보면 디노테퓨란은 사람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 발암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나, 생식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신경독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에는 간 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박경화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연구과장은 “인체에 적용했을 때나 노출량 등을 평가해 사용상의 용량, 용법을 정해진 대로 했을 때는 인체 영향이 거의 없다는 평가 때문에 사용하고 있다”라며 “보호 장구를 하거나 사용 후 환기를 하면 노출로부터 보호가 돼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장은 “해충에 대한 화학적 방제는 필연적으로 저항성 문제를 일으켜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증기·고온 처리, 진공청소기 흡입 등 물리적 방제를 우선하고 살충제는 인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용법·용량과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 꼭 필요한 곳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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