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경찰 출석때 머리 빼고 모두 제모…“모발·손톱만 채취”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지난 6일 인천 논현경찰서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경찰에 출석하면서 머리카락을 제외한 온몸을 제모한 상태에서 조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받는 권씨로부터 임의로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모발과 손톱, 발톱에 대한 결과를 아직까지 통보받지 못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권씨에 대해 휴대전화와 신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6일 자진 출석한 권씨로부터 소변과 모발, 손톱, 발톱을 임의제출 받았다. 경찰은 권씨의 겨드랑이와 음모 등이 모두 제모 돼 이를 제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경찰 조사가 끝난 뒤 소변에 대한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밝힌 바 있다.

연예인들은 모발에 잦은 염색과 탈색을 한다. 권씨 역시 모발에 염·탈색을 했다면 모발에서 음성이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 손톱 분석법은 5∼6개월 전의 투약 여부를 알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해 모발과 손톱, 발톱을 임의제출받아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연예인 등 마약사범들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을 위해 제모한 상태에서 출석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배우 박유천씨(37)는 경찰에 처음 출석할 당시 체모 대부분을 없앤 상태였다. 박씨는 경찰 조사 전 기자회견까지 열어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호소했지만, 결국 국과수 정밀감정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방송인 하일씨(61·미국명 로버트 할리)도 2018년 마약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온몸을 제모한 뒤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가 임의 제출한 모발과 손톱, 발톱에 대한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가 나와야 추가 조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리더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얻은 그는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으나 당시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권씨 변호인은 “권씨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진출석해 소변과 모발뿐 아니라 손톱, 발톱까지 임의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경찰이 요청하면 추가로 다리털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인은 이어 “권씨는 최근 1년 5개월 동안 염색·탈색도 한 적이 없다”며 “권씨는 경찰조사에서 ‘평소에도 제모를 했었다’고 말한 바 있고, 입건된 이후로는 제모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