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빨대 계약 다 취소됐다"…뒤집힌 환경정책에 직장 잃게됐다고 하소연

보배드림 사진 갈무리.

정부가 식당, 카페 등에서의 일회용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조치를 철회하거나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종이빨대 제작업체 직원의 하소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9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자신을 종이빨대 제작업체 직원이라 소개한 A씨가 환경부의 정책 변경으로 인해 직접 겪고 있는 피해 상황을 게시글로 작성해 올렸다.

해당 글에서 A씨는 "저희 대표님이 천연종이접착제로 특허를 받아 제도 시행에 맞춰 공장을 얻고, 기계를 들이고 기술을 가르치며 2년 동안 준비해 왔다"면서 "그동안 (만든 제품이) 얼마 팔리지 않아 사비와 열정페이로 지금까지 벼텨왔는데 계약 건이 다 취소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11월 7일이 저희 회사 직원들의 마지막 날이 되네"라며 "정책이라는 게 표 얻기 위해 시장가서 잠시 악수하는 거라는 걸 보여준다. 계도기간에 신경도 안 쓰다가 시행 20일 전에 시장가서 악수하듯 동네 커피숍 몇몇 상인 위로를 명분삼아 뒤집었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종이컵과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해 작년 11월 24일, 1년 계도기간 조건으로 일회용품 추가 규제를 시행했던 환경부는 지난 7일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조처를 철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식품접객업 등에서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조처도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오는 24일로 계도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에 앞서 정부가 결정을 뒤집은 셈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1년 계도기간에도 공동체 내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원가 상승과 고물가, 고금리,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통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규제로 또 하나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