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랑하는 것은, 아내와 시장에 가서 도토리묵 사서 돌아오는 일… 백만섭 시인 신간 시집 출간

이제원 2023. 11. 10. 14: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가 사랑하는 것은, 아내와 시장에 가고 물건 값을 흥정하고 도토리묵과 달래를 사서 집에 오는 일이다.

1934년 만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어린 나이에 홀로 남으로 내려와 갖은 노력 끝에 약사가 된 뒤 노년의 나이에 시인이 된 백만섭 시인이 신간 시집 '좁고 가파른 층층대'(좋은땅출판사)를 펴냈다.

 2020년 '마음속 섬 하나', 2022년 '바래지 않는 그림'에 이은 백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좁고 가파른 층층대/백만섭/좋은땅출판사/1만2000원

그가 사랑하는 것은, 아내와 시장에 가고 물건 값을 흥정하고 도토리묵과 달래를 사서 집에 오는 일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일으킨 실향민이었던 그는, 이제 정착민이 되었다.

1934년 만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어린 나이에 홀로 남으로 내려와 갖은 노력 끝에 약사가 된 뒤 노년의 나이에 시인이 된 백만섭 시인이 신간 시집 ‘좁고 가파른 층층대’(좋은땅출판사)를 펴냈다. 2020년 ‘마음속 섬 하나’, 2022년 ‘바래지 않는 그림’에 이은 백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총 4부로 구성된 신간 시집은 깊어진 사유와 넓어진 표현력으로 시 예술의 한 정점을 차고 오르는 진경이 펼쳐보이면서 새로운 차원에 도달한 백 시인의 면모를 잘 드러내 보인다. 그의 시 세계인 ‘생명’, ‘인간’, ‘자연’의 혼연일체로 눈물처럼 번져 있는 그리움의 승화와 읽는 이의 가슴을 후벼파는 울림이 있으며 정점에 이르는 표현 욕망과 떠돌이 기질이 보여진다.

타향에서의 설움을 뒤로하고 가족을 꾸린 그의 삶은 땅에 뿌리를 깊게 내린 나무와도 같다. 나무는 수령이 많을수록 나이테가 굵고 열매를 많이 맺듯이 시로 풀어낸 생생한 그리움과 아픔, 행복 등등. ‘좁고 가파른 층층대’를 오르는 투명한 언어로 삶을 회복하고 희망을 전하는 그의 시는 잊고 있었던 고향을 떠올리며 어떤 아픔을 치유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제원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