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완성은 결국 관객… 소극장은 관객과 예술인들의 공간 "

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2023. 11. 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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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정민자 회장]
"제8회 제주 '더불어 놀다' 연극제 제주어 연극 전체 공연은 처음"
"7개 작품 중 3개 작품 전국 초연…기대해주시길"
"도내에서 43년간 연극배우로 무대에 서…극단 운영 쉽지 않아"
"제작비, 젊은 배우 구하는 것 어려워 모든 극단 고민 커"
"경제적 어려움 있었지만 격려하는 남편 강상훈 배우 덕분 버텨"
"남편과 작품 만들어 전국을 순회공연하며 살길 원해"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11월 8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정민자 회장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정민자 회장

◇박혜진> 제8회 제주 '더불어 놀다' 연극제가 이번 주말부터 열립니다. 이번 연극제의 전체 공연이 모두 제주어로 이뤄진다는 것, 또 제주연극협회 소속 7개 극단 전원이 다 참여한다는 것인데요. 수요인터뷰 오늘은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정민자 회장을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정민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박혜진> 이번에 제주 연극제의 전체 공연이 제주어로 이뤄진다던데 많은 관심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처음인가요?  

◆정민자> 처음이죠. '더불어 놀다' 이 연극제가 제주어 연극을 해도 되고 아니어도 되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협회에서는 앞서 열린 소극장 축제라고 있었거든요. 소극장 축제와 '더불어 놀다' 연극제가 같은 형식의 연극제여서 좀 변별력이 있어야 되겠다. 그렇다면 '더불어 놀다'는 완전히 제주어 연극으로 가자 해서 기획됐죠.

그러지 않아도 제주어를 보존해야 된다라고 여기저기에서 많은 행사들도 하고 활동들을 하고 있잖아요. 직접적으로 관객을 만나는 우리 연극이 앞장서서 이런 일을 해야된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이번에 협회에서는 올해부터 앞으로 '더불어 놀다'는 제주어 연극으로 가려고 하고 이번에 첫 시도를 하고 있어요.  

◇박혜진> 이번 무대에 올려지는 연극 작품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정민자> 극단 가람에서 10일 금요일 공연이 이루어지는데 '흑백다방'이라고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흑백다방을 완전히 제주어로 한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새로운 맛이 느껴질 거예요.

그다음에 퍼포먼스단 몸짓은 한 두 차례 정도 공연을 했던 '그대는 봄'이라는 작품을 하고요. 극단 파노가리에서는 '돌할으방! 할망덜도 좀 쉴 디가 이서사주" 이런 제목의 공연이 이루어지고요. 극단 세이레는 '제주 할망TV' 제주 할망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방송한다는 내용이구요.

예술공간 오이에서는 '기'라는 작품을, 극단 정낭극장에서는 낭독극인데 제주 배비장전을, 극단 이어도에서는 '조부모의 이혼이 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하는 작품을 이번에 선보입니다. 또 여기서 3개의 작품이 전국 초연인 작품들이에요. '제주 할망TV'도 전국 초연이고요. '기'라는 작품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고요. 또 극단 이어도의 '조부모의 이혼이 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 3개의 작품입니다.

◇박혜진> 회장님께서는 제주도내에서 43년간 연극 활동을 해오신 거잖아요. 어떻습니까?  

◆정민자> 어렵죠. 전국적으로 연극 단체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아요. 운영비가 지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에는 대표이면서 제작자인 사람이 개인적으로 꾸려가야 되는 어려움이 있고요. 그렇다고 지원 사업에서 제작비가 많이 나오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제작비도 어렵고 제주 같은 경우는 인적 자원이 더 없어요. 꿈을 찾아서 또 능력이 좀 있어 보이면 다들 서울로 서울로 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젊은 배우들도 많지가 않고 각 극단에서는 좋은 공연이 있어도 배우가 없어서 그 공연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배우 섭외가 그만큼 어려워요. 어떻든 이 두 개만 해결되면 어떻게든 해볼 텐데 가장 어려움이고 가장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박혜진> 정민자 회장님과 남편 되시는 강상훈 배우 두 분이 연극인이시잖아요. 두 분이 연극배우로 활동하시다 보니 만만치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정민자> 일단 뭐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고요. 또 부부가 연극을 하다 보니까 서로 힘이 되어주는 그런 장점들도 있었어요. 저희들이 동갑이고 친구였는데요.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우리가 부부로서 또는 아이들의 부모로서 하루 중에 몇 시간은 같이 했었지 이렇게 생각해 보니까 그건 몇 시간 없었고요. 저 혼자 다 한 것 같고요.

작품 고르고 작품에 대한 얘기하고 평가하고 제작비를 어떻게 마련할 건지 연극에 관련된 얘기가 80%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부부가 연극인이어서 좋았던 건 있었죠. 힘들어도 견딜 수 있었고요.  

◇박혜진> 43년간 연극을 할 수 있었던 거는 부부가 있었기 때문에 또 가능했다는 말씀이세요.

◆정민자> 힘들지만 격려해 줄 수 있잖아요. 잘할 수 있어. 해보자. 뭐 이렇게 서로 설득하고 그런 것들이 있었죠. 저희가 소극장을 운영하는데 여섯 번째 이사 왔다는 거예요. 돈이 생겨서 소극장을 열었다가 집세가 없으면 문을 닫았다가 또 적금 시작해서 적금이 모아지면 또 열었다가 연극을 많이 하고 싶어서 소극장을 운영을 하는 건데 그랬죠.

◇박혜진>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들을 연극에 다 쏟아부으신 거네요.  

◆정민자> 기본이 어떻든 연극이에요. 그래서 제가 학원을 오래 했었는데요. 학원의 내부도 저녁에는 문들이 교실과 교실 사이의 문들이 막힌 벽이 아니라 다 뜯을 수 있는 미다지 문으로 만들어서 학원이 끝나면 미다지 문 다 뜯어내서 전체적으로 쓰는 연습 공간하고요.

기본적으로 돈이 없으니까 저희는 아직도 임대주택에 삽니다마는 그 학원 안에다가 방을 꾸며가지고 그 안에서 기거하면서 주방 시설이 되었으니까 저희 극단 식구들이 저녁에 밥 해 먹고 그랬는데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던 것 같아요.  

◇박혜진> 지난해 의미 있는 작품을 무대에 올리셨잖아요. '먼 데서 오는 여자' 작품을 부부이신 강상훈 배우와 같이 전국 순회공연을 하셨던 것인데 전국 순회공연이 처음이셨다고요.

◆정민자> 저희들이 부부지만은요. 결혼하기 전에 상대역으로 나왔던 적이 딱 한 번 있었고요. 강상훈 씨가 배우다 보니까 둘이 동시에 출연했던 거는 그 이후로 '늙은 부부 이야기'가 처음이에요. 우리 극장이 있는데 우리 극장을 더 많이 활용해야 되지 않니? 그러지 말고 우리 둘이 만들어서 한번 오래오래 공연을 해보자라고 해서 장기 공연 했었고요.

만 40주년 기념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작품을 고르다가 '먼 데서 오는 여자'를 보고 작품이 정말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이거 해보자라고 해서 40주년 기념으로 공연을 했고요. 작년에 전국 10군데를 다니면서 했죠. 너무 행복했죠.

◇박혜진> 전국을 다니면서 공연을 한 소감이 어떠셨어요?  

◆정민자> 저희가 늘 나누는 얘기가 우리의 마지막은 둘이 작품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여행하면서 순회공연하는 거예요.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나중에 작품 만들어서 외국도 가고 그러자. 2016년도 아비뇽에서 한 달 동안 살면서 아비뇽의 공연을 보면서 둘이 나중에는 이렇게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었거든요. 올해는 너무 바빠서 힘들었고 내년에는 한 작품 만들어서 해볼까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앞으로 갖고 계신 계획도 좀 알려주세요.

◆정민자> 저는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아흔이 돼서도 무대에 서고 싶은데요. 그러려면 저희 소극장을 탄탄하게 지켜야 해요. 저는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까 돈 버는 일이 너무 힘드네요. 저희 세이레 아트센터 후원회를 조금 더 굳건하게 모집을 하고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공간은 저희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관객들의 공간이고 또 같은 예술 활동을 하는 분들의 공연장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도민 여러분들이 연극을 많이 사랑해주셔야 됩니다. 관객이 연극 완성하는 데 마지막 부분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연극 공연 관람해 주시면 저희들은 힘을 내서 또 열심히 연극 작품들을 만들어내겠습니다.

◇박혜진> 수요인터뷰 오늘은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정민자 회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회장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민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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