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복구 중 숨진 공공근로 유족 구청에 손배…2심도 패소

태풍 '링링' 복구 작업 중 쓰러진 가로수 맞고 사망
法 "원고 항소 기각"…유족 측 패소 1심 판결 유지
1심 "작업 중지, 태풍 등 긴급 작업 필요때는 예외"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사진은 지난 2019년 9월7일 제주시 오등동 인근 도로에서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으로 인한 강풍에 쓰러진 나무를 출동한 소방대원이 이동조치하는 모습. 2019.09.07. (사진=제주소방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2019년 태풍 링링 상륙 당시 피해 복구 작업 중 나무에 맞아 숨진 공공근로자의 유족이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항소2-2부(부장판사 조규설·신선호·오덕식)는 10일 사망한 김모씨의 유가족이 서울 광진구청을 상대로 낸 1억2800여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고 선고했다.

숨진 김모(당시 74세)씨는 지난 2019년 6월1일부터 광진구청 공원녹지과 소속 공공근로자로 근무해왔다.

고인은 태풍 링링이 북상한 같은 해 9월7일 오후 1시께 광진구 아차산 인근에서 가로수가 쓰러졌으니 복구하라는 구청의 지시를 받고 투입돼 작업하던 중 인근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머리를 맞았다.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부서졌으며, 3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같은 해 12월 중순 끝내 숨졌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해 3월 광진구청을 상대로 "사망한 김씨에 대해 사고 예방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위험작업을 지시해 안전배려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16일 1심 법원은 "근로계약상 업무 내용에 전복돼 쓰러져 있는 가로수를 치우는 것도 포함이 돼 있다"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악천후 및 강풍으로 근로자에게 위험이 있을 때는 작업 중지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태풍 등으로 긴급 복구 작업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사고 당시 쓰러진 가로수가 편도 2차로 도로 및 1차로 일부에 걸쳐 있었으며, 당시 차들이 가로수를 피해 1차로 중앙선 쪽으로 주행했던 점을 들며 "도로 위 가로수를 빨리 치울 필요가 있었으며 경찰관도 교통통제를 위해 작업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 제32조1항에는 물체가 떨어지는 위험에 의한 사고에 대해, 보호구로 안전모를 규정하고 있고 그 외 사고방지 장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유족 측은 지난해 9월30일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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