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창간기획-22대 총선 판세 분석(대전)] '중진 VS 새인물' 교통정리 등 내부경쟁 치열… 정치지형 격동

정민지 기자 2023. 11. 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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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보터' 대전, 각종 변수에 막판까지 수싸움 예고
중도·무당층 선점 관건…'참신한 인물' 요구 여론도
민주 비명-친명 갈등·국힘 신진 영향력 관전포인트
대전일보DB

◇대전시

제22대 총선을 5개월여 남기고 불붙은 '심판론'이 여야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여야 간 극한 대립에 민생 정치는 사라지고, 현역 의원에 대한 여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기존 정치 구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중도·무당층 비율은 견고히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전은 이 같은 흐름이 진하게 나타나는 지역 중 하나다. 각종 선거에서 스윙보터 경향을 보여 왔던 만큼 선거직전까지 여야의 치열한 수싸움이 예고돼 있다.

 결국 내년 총선 승패는 '정치 혐오' 현상을 가라앉히고 중도·무당층 등 민심을 얼마만큼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기성 정치인은 유권자들의 신뢰 회복, 신진들은 '참신한 인물'에 적합한 인재임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여 또는 야-야 간 치열한 예선전은 불가피하다.

 흔히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을 캐스팅보터로 표현한다. 각종 선거에서 전국 평균 표심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여야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과 대구·경북지역처럼 전국 정치를 주도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영호남의 성향이 선명하게 갈라진 구도에서 승패의 키를 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직전 총선에서 지역구 7석 모두를 더불어민주당에 몰아줬던 대전은 7년여 전만 해도 특유의 표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동구·중구·대덕구 등 동부 지역은 모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서구갑·서구을·유성구갑·유성구을 등 서부지역은 민주당이 각각 표심을 얻은 바 있다.

 내년 총선에서 대전 정치 지형이 다시 바뀔지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구 7곳을 석권한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에 기대를 더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잇따라 이긴 만큼 기세를 몰아가겠다는 의지다. 단 국민의힘이 참패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가 지역 정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본격적인 총선 전쟁에 앞서 어떤 인물이 각 당을 대표해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공천 경쟁에서 비명-친명계 간 갈등 격화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비교적 정치 신진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보폭을 얼마나 넓히는지가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는 현역 간 격전이 예상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텃밭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대전 동구 당협위원장)과 한현택 전 동구청장 등이 이 시장의 세를 업고 현역인 장철민 민주당 의원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중구는 현역들의 사법리스크가 경우의 수를 늘리고 있다. 현역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받아 재판 결과가 공천 과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김광신 중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총선 또는 구청장 보궐선거 등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지역 정가의 셈법이 복잡해진 것이다. 구청장 낙마는 국힘에게, 현역의원 낙마는 민주당에게 책임론과 함께 불안감을 던져줄 수 있다. 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각 당은 어떤 후보가 총선과 구청장 보궐에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고, 후보를 나눠야 하는 것이 최대 변수다.

대전일보DB

 총선 주자로는 황 의원과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권오철 민주당 대전시당 조직국장, 박용갑 전 중구청장, 강영환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 김연수 전 중구의회 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경훈 전 대전시의회 의장은 총선보다는 구청장 보궐선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 전 구청장도 상황에 따라 구청장 보궐로 선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구갑은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차기 주자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 의원이 후임자에 대해 "주민과 당원들의 몫"이라며 말을 아낀 만큼, 여야 모두 각종 변수를 염두에 두며 전략 세우기에 고심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장종태 전 서구청장, 이용수 전 박병석 국회의장 정책수석, 유지곤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출마 채비 중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수연 국민의힘 서구갑 당협위원장이 한 발 앞서는 분위기다. 조성천 변호사, 김경석 전 서구청장 예비후보 등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서구을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4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활동해 온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의 인지도가 넓어 보인다.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어, 당 내 교통정리가 관심이다.

유성구갑은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3선을 노리고 있다. 같은 당에서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등이 출마를 공식화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김문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채비 중이지만,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만큼 중앙 등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성구을은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히는, 5선 중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의 공천 여부가 변수다. 당 지도부가 비명계를 포용할지가 주요 쟁점이다. 이 의원뿐 아니라 같은 당에서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경 민주당 중앙당 상근부대변인, 정기현 전 대전시의원, 안필용 전 허태정 시장 비서실장, 김종남 전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등 적지 않은 출마 주자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상철 당협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박철환 전 대전시 정무수석보좌관의 행보가 잠잠한 상황이다.

대덕구는 야-야 간, 여-여 간 치열한 구도가 예견된다. 친낙계인 현역 박영순 의원과 친명계이자 전 대덕구청장인 박정현 민주당 최고위원 간 물밑경쟁이 거세지는 중이다. 국민의힘도 검사 출신 박경호 당협위원장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용기 지역난방공사 사장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두 인물 모두 전·현직 시·구의원 등과 함께 세를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전 120일인 올 12월 12일부터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본선에 출전하는 주자는 선거를 20일 앞둔 내년 3월 21-22일 이틀간 등록해야 한다. 예비후보 등록은 정치 신인이 얼굴을 알리기 좋은 전략인 만큼 지역에서도 예비후보자 등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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