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으로 물든 전남에서 힐링

이주현 기자 2023. 11. 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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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사진-담양군

[투어코리아=이주현 기자] 막바지 가을을 담으러 떠나는 여행, 전남이 좋겠다. 깊어가는 가을, 전남 곳곳은 자연이 빚은 미술작품인양 수려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북적이는 인파 피해 자연의 멋을 즐기며 걷고 쉬며 가만히 머무는 여행도 좋다. 자연의 일부가 된 듯 숲멍, 바람멍하며 힐링타임을 즐겨도 보자. 자연이 주는 위안에 큰 힘을 얻게 될지도


햇살멍·바람멍,·노을멍·달…멍때리기 좋은 '광양마로산성' 


비워야 비로소 채워지고, 멈춰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잠시도 디지털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뇌를 혹사하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는 것 일 수도 있다. 복잡다단한 일상 공간을 벗어나 멍때리기 좋은 곳을 찾고 있다면 '광양마로산성'이 제격이다. 

광양마로산성 / 사진-광양시

한때 치열한 전쟁의 격전지였던 광양마로산성은 햇살멍, 바람멍은 물론 석양을 바라보는 '놀멍'에 이어 '달멍'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을에는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멍, 고요한 산성을 무심히 채우며 은빛 억새를 흔드는 바람멍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지난 3월 KBS 간판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는 광양마로산성 곳곳에서 멤버들의 독특한 멍 때리기 장면을 연출해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해발 208.9m 광양마로산성(사적 제492호)은 백제시대에 축조돼 통일신라시대까지 활용된 고대 성곽으로 광양읍에서 동쪽으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으로 가장자리는 높고 가운데는 낮은 말안장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또한 망루, 건물지, 우물터 등과 馬老(마로), 軍易官(군역관) 등의 명문이 새겨진 기와 무더기가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적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격전을 벌였을 마로산성이 치유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함평 낙우송길' 걸으며 힐링


함평엑스포공원 생태습지에는 아침 햇살 등 매 순간이 장관인 '낙우송길'이 조성돼 있다. 이 낙우송길은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로운 국화 향기와 함께 천연생태습지를 돌아보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쉼과 행복이 가득한 길이다.

함평 낙우송길 / 사진-함평군

가을의 끝자락, 아름다운 국화 향연과 가을 정취를 가득 느낄 수 있는 함평 낙우송길 산책에 나서보자. 


해질녘 석양으로 물든 돌머리해수욕장 풍경도 아름답다. 마치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곱게 물든 하늘, 바다는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함평만 낙조 장관 /사진-함평군

해남에서 한반도 마지막 가을 단풍 즐겨요! 


깊어가는 가을, 붉게 타오르며 절정에 다다른 단풍이 하나둘 낙엽을 떨군다. 조금이라도 늦게까지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해남'이다. 해남 두륜산은 한반도에서 마지막 가을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11월 막바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두륜산은 가련봉(703m),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노승봉(능허대 685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613m) 등 8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싸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해남 대흥사의 가을 / 사진-해남군

특히 가을이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8개 높고 낮은 능선 따라 알록달록 오색 찬란 가을빛으로 물들고, 억새 물결과 곳곳에 숨어져 있는 기암절벽에 다도해 풍광까지 더해져 감탄을 자아낸다.


또 이 8개의 봉우리 능선 가운데 천년고찰 '대흥사(大興寺)'가 들어서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두륜산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대흥사 템플스테이에 참여, 고즈넉한 산사의 운치 즐기며 치유힐링의 시간을 즐겨도 좋다.


담양 죽녹원·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길을 걷다! 


가을빛으로 물든 담양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 산책에 나서보자. 이들 '담양 3대 명품숲'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곳이다.


대나무 테마정원인 죽녹원은 31만㎡ 규모의 대나무 숲과 정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시가문화촌으로 구성돼 연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죽녹원'은 9만4천여 평의 대숲 산책로가 있어, 초록빛 물결과 댓잎소리, 죽향이 어우러져 머무는 것만으로 여유와 힐링을 선물한다. 죽녹원에서 죽로차(竹露茶) 한잔의 여유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준다.

죽녹원 후문 / 사진-담양군

1648년 홍수방지 목적으로 조성된 관방제림은 느티나무, 푸조나무 등 1.4km 구간의 풍치림으로 사랑받는 곳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은 2002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로 선정된 곳으로, 가을빛으로 물든 이 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한껏 만끽해보자. 


좀 더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담양 메타프로방스가 제격이다. 프랑스 남부 휴양지 프로방스와 메타세쿼이아의 합성어로. 메타프로방스의 음식 거리, 디자인 공방 등을 이용해 유럽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내부에 조성된 '어린이 프로방스'는 실물 크기의 공룡 조형물과 다양
한 놀이기구가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담양메타프로방스 / 사진-전남도

맨발로 걸으며 힐링 '순천만습지' 


순천만습지는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중 최초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곳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자연경관 명소다. 갯벌과 갈대밭이 어우러진 데크 탐방로는 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걷기 좋다. 순천만 '어싱길(Earthing trail)'에서 맨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습지 입구에는 반려동물 놀이터도 마련돼 반려견과 함께하기에 좋다. 순천만국가정원 박람회장에 펼쳐진 억만 송이 국화꽃 정원을 둘러보며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순천만 / 사진-전남도

화순 고인돌 모산마을에서 놀아볼까!
화순 고인돌 모산마을(화순군 도곡면 효산2리)은 UN 세계관광기구(UNWTO)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곳이다. 불과 110여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작은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제410호로 등재된 고인돌 유적지와 선사 체험장에서 선사인의 의식주·움집 생활·생활 도구 체험을 할 수 있다. 


'세계 거석 테마파크'는 거석 조형물 모아이 석상 등 7종과 스톤헨지 등 10개로 구성된 쉼터와 공원으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화순 모산마을 / 사진-화순군

마을 서당인 화순군 향토 문화유산 제15호로 지정된 삼지재는 옛 서당으로 학자 양팽손 등이 학문을 연마했던 장소이다. 한해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인 당산제에서는 백중놀이를 한다. 또 한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재야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던 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도 있다.


마을 앞 고인돌 유적지 주변은 2014년 12월 국가지질공원, 2018년 4월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으로 공식 인증됐다. 중생대 백악기 말 화산폭발 결과로 형성된 지역으로, 총 1,051㎢ 면적에 20개소의 지질명소, 4개의 예비 지질명소, 42개의 역사 문화 명소가 있다. 


고인돌 유적지 인근에는 화순 고인돌 오토캠핑장이 있어 하룻밤 머무르며 각종 유.무료의 선사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아이와 함께 화순 양떼목장 나들이를 즐겨도 좋겠다. 안양산으로 둘러싸인 초원에 유럽풍 집이 어우러진 풍경은 알프스에 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33만 578㎡의 초원에 200마리의 양떼를 방목하는 자연 친화적 목장이다. 유산양, 토끼 등 다양한 초식동물도 만나볼 수 있고 태어난 지 1년 남짓한 귀여운 아기 양에게 건초를 먹이며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순례자의 섬' 신안 '기점·소악도' 


'가고 싶은섬' 신안군 증도면의 '기점·소악도'. 기점 소악도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이유는 바로 노둣길과 12사도 예배당이라 불리는 건축미술 작품들 때문이다. 12사도 예배당에 '순례자의 섬'이란 별칭이 생겼다. 

가고싶은 섬, 증도 12사도예배당 마태오의 집/사진-전남도

다섯개 섬인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을 잇는 노두길 12km를 따라 들어선 열두 개의 이국적 예배당 건물을 감상하며 낭만적인 '섬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노둣길과 언덕 위 숲속에 자리하고 있는 거축미술 작품들은 모두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조석에 따라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길이 물에 잠기는 것을 대비해 여행 당일 물때표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참고 사이트는 '바다타임'으로 병풍도 남측을 검색하면 된다.


천년고찰 장성 백양사가 단풍으로 물든 풍경
천년고찰 장성 '백양사'는 절경을 자랑하는 백암산이 에워싼 사찰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특히 가을이면, 붉은 단풍과 천년고찰이 어우러진 풍경이 예술이다. 

장성 백양사-사진 장성군

백양사 단풍은 잎이 작고 색이 고와 '애기단풍'이라 불린다. 단풍구경은 물론 1천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백양사를 관람하는 것도 재미다. 환양선사가 세운 극락보전을 비롯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불매, 비자나무숲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구례 지리산 치즈랜드
구례 지리산 치즈랜드는 지리산 국립공원과 구만저수지에 인접해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답다. 특히 젊은 여행객은 피크닉 소품을 챙겨와 초원 위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는 게 SNS에서 유행처럼 퍼지면서 인생사진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송아지와 토끼가 뛰어노는 모습과 함께 양 풀먹이기 체험이 가능하고, 농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요거트도 맛볼 수 있다.

구례 지리산 치즈랜드 / 사진-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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