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人문화] "일상을 예술로"…미스치프 글로벌 첫 전시 여는 대림미술관

박은희 2023. 11. 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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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미스치프의 전 세계 최초 미술관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10일부터 서울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앞두고 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미스치프 멤버들. 왼쪽부터 케빈 위즈너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가브리엘 웨일리 CEO(최고경영자), 루카스 벤델 CCO. 연합뉴스
미스치프의 전 세계 최초 미술관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미스치프의 전 세계 최초 미술관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미스치프(MSCHF)는 트렌드라는 말로 그 속도감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즉각적이고 재치 있게 사물과 대중문화를 건드리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요. 이는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저희 미술관의 미션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여운 대림미술관 전시 디렉터는 올해 초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집단 미스치프에 전시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후 9개월간 매일 의견을 나누며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해 미스치프의 전 세계 최초 미술관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를 기획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개막한 미스치프 개인전은 인터랙티브 게임, 오브제, 회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100여 점을 총망라한다. '장난짓'을 뜻하는 그들의 이름처럼 유쾌하지만 도발적인 시비를 거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익숙한 일상과 제품들에 상식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접목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사회적 현상의 일부분을 꼬집어낸다.

2019년 가브리엘 웨일리, 케빈 위즈너, 루카스 벤텔, 스티븐 테트롤트가 설립한 미스치프는 현재 30여 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움직이며 작업하고 있다. 이들은 패션 브랜드처럼 2주마다 작품을 한정판으로 드롭하며 자신들을 특정 산업에 가두려고 하지 않는다.

래퍼 릴 웨인, 프로듀서 디플로 등 유명 셀럽들의 인증사진으로 화제가 된 빅 레드 부츠로 대중에 알려졌다. 나이키 에어맥스 97을 커스텀해 제작한 예수 신발과 사탄 신발을 나이키와 협의 없이 출시해 법정 분쟁에 휘말리며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또 극단적으로 조그만 루이 비통 핸드백을 만들어 입찰가의 4배가 넘는 가격 6만3750달러에 판매되며 관심을 모았다.

이 디렉터는 "미스치프는 짓궂은 작품으로 논란을 일으키지만 한걸음 다가가 바라보면 이제까지 당연시 해온 대중문화와 사회적 관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을 선보인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미스치프만의 위트 있는 방식으로 이슈에 침투해 판도를 바꿔나가는 게임체인저 면모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스치프는 한국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입대를 소재로 게임 프로그램인 'BTS IN BATTLE'을 출시했고, '블러(Blur) 시리즈'에서도 한국의 화폐 5만원권 단위의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한국과 한국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가브리엘 웨일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공동의 언어를 사용해 기회를 탐색하고 그 속에서 각자의 다양한 관점을 녹여내는 활동을 한다"며 "이를 통해 아주 적극적으로 뭔가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4년밖에 안됐는데도 많은 작품들이 나왔고, 이제 한국에서 전시까지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루카스 벤텔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는 "'농담으로도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는 영역을 건드리고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싶다"며 "힘 있는 거물이나 대기업, 브랜드 같은 영역을 자꾸 건드리고 세상을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건드려야 필요한 변화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림미술관은 DL그룹(구 대림그룹)이 설립한 대림문화재단 소속 사립 미술관이다. 1993년 대전에 개관한 한림갤러리에서 출발해 1997년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한림미술관을 운영하다 2002년 5월 서울로 이전해 현재의 대림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서울 이전 직후 사진 중심의 기획전을 주로 선보였으나 2010년 이후 현대 사진과 일상 속 예술로 자리매김한 디자인을 포함해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드는 감각적인 전시를 소개하고 있다.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대중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전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게 대림미술관의 운영 방향이다.

다양한 행사와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이 더 쉽고 친근하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스치프 개인전의 경우 전시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 투어 외에 모바일 가이드,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터 발상법을 진행한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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