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신병동' 박보영 "정신질환 편견 있었지만…따뜻한 시선 필요해"
박정선 기자 2023. 11. 10. 12:22
배우 박보영(33)이 담담하지만 사랑스럽게 시청자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박보영은 최근 공개된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박보영(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박보영은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았다. 때로는 지나친 공감과 몰입이 뜻밖의 사건, 사고를 만들기도 하지만 다은의 따뜻한 마음과 친절은 환자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할 즈음 다은과 병동 사람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스럽고 밝은 캐릭터로 뽀블리(박보영의 이름에 러블리를 더한 별명)로 불리고 있는 박보영.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선러블리를 덜어내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인생의 고난과 우울, 이를 극복해 나가는 희망의 얼굴을 더했다.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뽀블리다.
33세, 데뷔 17년차인 박보영은 이제 이토록 다양한 얼굴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도봉순(2017년작 '힘쎈여자도봉순')은 정다은으로 성장했다.
박보영은 최근 공개된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박보영(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박보영은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았다. 때로는 지나친 공감과 몰입이 뜻밖의 사건, 사고를 만들기도 하지만 다은의 따뜻한 마음과 친절은 환자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할 즈음 다은과 병동 사람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스럽고 밝은 캐릭터로 뽀블리(박보영의 이름에 러블리를 더한 별명)로 불리고 있는 박보영.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선러블리를 덜어내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인생의 고난과 우울, 이를 극복해 나가는 희망의 얼굴을 더했다.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뽀블리다.
33세, 데뷔 17년차인 박보영은 이제 이토록 다양한 얼굴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도봉순(2017년작 '힘쎈여자도봉순')은 정다은으로 성장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1위에 오르는 등 성과가 좋다.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잘 나와서 기쁘고 행복하다."
-다은 캐릭터는 중심이지만, 또 너무 튀어서도 안 됐다.
"주인공은 환자라고 생각했다. 환자분들이 더 잘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저희는 같은 스태프와 처음부터 촬영하니까, 편한 상태지만, 환자를 맡은 배우들은 낯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였다면 만족한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필모그래피에 따뜻한 작품이 없어서, 하고 싶었던 장르다. 감사하게 타이밍이 잘 맞았다. 대본을 받게 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은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기도 했다."
-다은을 연기하며 우울해지지 않았나.
"캐릭터에서 못 빠져나오고 그런 편은 아니다. 뒷부분에서는 마음이 힘들긴 했지만 금방 다은이도 극복하고 성장해서 나온다. 저도 (다은이) 상담하는 신에서 많은 걸 느끼고 성장했다."
-상담하며 어떤 걸 느꼈는지.
"다은과 제가 엄청 똑같거나 그렇지는 않다. 맞닿아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 거다. 다른 작품에서의 캐릭터들도 저의 어느 한구석과 맞닿아있었다. 다른 사람의 취향과 그런 걸 다 아는데,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잘 모르는 편이긴 했다. (극 중 다은처럼) 칭찬 일기 쓰는 게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사람들에게 (칭찬 일기를 쓰라고) 추천을 많이 하고 있다."
-공감한 에피소드가 있나.
"워킹맘 에피소드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워킹맘뿐만 아니라,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 같았다."
-연우진이 '박보영은 촬영장에서 구석에 혼자 조용히 앉아있었다'던데.
"촬영하고 초반에 진짜 앉을 새가 없더라. 다리가 너무 아픈 거다. 그래서 구석에 가서 발바닥을 치며 앉아있었다. '간호사 선생님들 진짜 힘들구나'라고 생각했다. 초반이어서 모니터를 많이 봤다. 그래서 더 앉을 틈이 없었다."
-연우진이 후배인데 왜 선배라고 불렀나.
"나이가 저보다 많으면 인생 선배님이기 때문에 그게 편하다.(웃음) 반존대라고 하던데, 오빠와 선배님을 오갔다."
-러브라인 연기는 어땠나.
"되게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방해받지 않는 정도의 로맨스라고 생각했다. 사실 다은의 입장에서는 우찬의 마음을 모른다. 다은이에게 우찬은 좋은 친구이자 동료다. 다은에겐 동고윤 선생님밖에는 없는 거다. 우찬에게 참 미안하지만.(웃음)"
-연우진이나 감독님이 박보영을 천사라고 부르더라.
"감독님이 그렇게 저를 천사 같이 표현해가지고. 하하하. 앞으로 어떠한 현장에서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 현장에서도 화를 안 낸 게 아니다. 감독님이 너무 좋게 말해준 거다. 제가 화를 내는 방식이 '으아!' 이런 편은 아니지만, 제 기준으론 화를 냈다."
-산타 옷을 입고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했다던데.
"산타 옷을 제가 입진 않았다.(웃음) 크리스마스에도 촬영을 했다. 스태프들이 굉장히 슬퍼하는 거다. '그러면 뭔가 좀 이벤트 같은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했다. 이 현장이 좀 남달랐던 것도 있다. 마음이 따뜻해진 부분이 많다. 그래서 스태프들에게 뭔가를 더 해주고 싶었다."
-정신 질환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스스로도 편견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되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환자의 가족이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저희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말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디'다. 극 중 환자 가족들이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나오지 않나. 이 친구들도 나중에 사회에 나갈 것이고,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하는 거다. 저도 똑같은 생각이다."
-우울증 연기할 때 어땠나.
"살면서 마음이 힘들거나 어려울 때가 누구에게나 있지 않나. 그걸 최대한 증폭시켜보려고 했다. 제가 힘들 때 목소리에서부터 생기가 없어진다. 병동에 있을 때 입이 마르고 목소리부터 생기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도 잘 안 마시고, 촬영하기 전에 입으로 숨을 쉬었다. 말을 계속 안 하다가 내뱉을 때 나오는 갈라짐을 표현하고 싶었다. 말도 잘 못 붙이게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여전히 지금도 뽀블리다.
"뽀블리가 너무 감사하지만, '어떻게 하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지금은 괜찮다. 너무 좋다. 올해 저에겐 의미있는 해일 것 같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나오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나왔는데, 사랑스러운 면을 걷어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점차 나이를 먹어가는 제 모습을 대중이 조금 받아주고 계시는구나'를 느낀다. 깨고 싶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도봉순으로 '힘쎈여자 강남순'에 특별출연했다.
"'힘쎈여자도봉순'이 잘 돼서 시즌 2를 하니 너무 기뻤다. 특별출연이 한 신이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했다. (박)형식이랑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려고 했다. 봉순이 때보다 오버해서 연기했다. 잠깐이지만 저희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시는 팬분들을 위해 대본에 없는 애칭을 만들어서 표현했다. 그러고 집에 가면서 후회했다.(웃음) 톤이 생각나지 않아서 봉순이를 다시 봤다. 지금은 그 톤보다 낮춰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 어떻게 했지'라며 봉순이를 다시 봤다."
-힘든 일을 어떻게 극복하는 스타일인가.
"살면서 힘들거나 이런 일들이 이 직업을 하며 겪는 일들이 많다. 직업을 배제한 저의 삶을 키워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형부 카페에서 일을 한다든지, 조카를 데리고 놀러 다닌다든지, 같은 일을 하지 않는 친구들과 자주 만난다든지. 그런 일을 통해서 리프레시하려고 한다. 이 일을 하면서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걸 벗어나려고 한다."
-봉사활동 꾸준히 하는 이유는.
"햇수로는 10년이지만, 촬영할 때는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일수로 치면 많지 않을 거다. 그것도 밸런스를 맞추는 일부 중 하나다. 일하지 않을 때는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봉사를 가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는 느낌이 있더라. 쉴 때 가서 '쓸만한 사람이 되어보자'의 의미도 있었다. 이런 마음으로 여기를 오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거기 있는 분들과 상담을 했고, '그런 마음도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하더라."
-일하면서 느낀 힘든 점은 무엇인지.
"그냥 배우라는 직업이 제가 다양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 않나. 적어도 6개월은 그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걸 준비하면서 느끼는 중압감과 책임감이 반복되면 이걸 소화하기 어렵다는 느낌도 있을 수 있다. 늘 밝은 이미지라고 생각해주시니까. 카페에 가서 웃으면서 주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셔도 할 수 없지, 뭐'라고 생각한다. 요즘엔 그냥 애써 밝게 하려고 하진 않는다."
-의도치 않은 논란도 있었는데.
"스트레스 많이 받는 성격이었는데. 요즘 '그럴 수도 있지'란 말을 제일 좋아한다. 많은 일을 겪은 편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 다 망한 상황은 아니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수습할 수 없으면 그것도 어쩔 수 없으니까. 수습할 수 있으면 방법을 찾아본다."
-나이 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은 잘 반기고 잘 보내준다. 저도 서른아홉이 되면 저도 붙잡고 있지 않을까.(웃음) 지금 상태로는 반기고 잘 보내주고 있다."
-시즌 2 기대하나.
"시즌 2는 제 손을 떠난 문제다. 나오든, 안 나오든."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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