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 사기’ 전청조 구속 송치… “피해자들에게 죄송”

사기피해 규모 26억서 2억 늘어
경찰 ‘남현희 공범의혹’ 수사 지속

꼬리 무는 의혹 풀릴까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의 옛 연인인 전청조(27) 씨가 28억 원 규모의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 송치돼 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의 결혼 상대로 알려진 뒤 수십억 원대 투자사기 혐의가 드러난 전청조(27) 씨가 10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 규모는 28억 원으로 늘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전 전 씨를 서울동부지검으로 구속 송치했다. 전 씨는 피해자 23명으로부터 28억 원 상당의 금액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는다. 이날 오전 7시 36분쯤 송파서 유치장에서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 전 씨는 “남 씨와 공모한 것 맞냐” “펜싱협회 후원은 남 씨가 제안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답변을 하던 중 눈을 질끈 감으며 괴로운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전 씨는 남 씨와 관련된 질문엔 답하지 않고 호송차량에 올라탔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만난 23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28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주로 해외 비상장 회사나 국내 앱 개발 회사에 투자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전날 스토킹 처벌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전 씨를 송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남 씨의 ‘공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남 씨가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 수강생 학부모가 전 씨로부터 11억 원의 사기를 당했다며 남 씨를 공범으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남 씨는 전 씨의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고,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전 씨 측은 “남 씨가 지난 3월부터 사기 범행을 이미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8일 이뤄진 대질 조사에서 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씨가 송치된 뒤에도 남 씨와 함께 구치소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대질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