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주간 기침 콜록콜록… 中 휩쓴 폐렴, 국내 확산 주의보
최근 중국 전역에서 어린이들이 주로 걸리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유행하면서 각 지역 소아과에 과밀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행철을 맞아 이 질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도 44주차(10월29일~11월4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입원 환자는 168명으로, 지난주(126명)에 비해 늘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입원 환자는 35주(8월27일~9월2일·60명)부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전의 같은 기간에 대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2018년 입원 환자 수는 205명, 가장 크게 유행했던 2019년에는 597명이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연중 발생 가능하지만 4~7년 주기로 유행하고, 주로 늦가을~초봄에 유행한다. 감염 초기 발열, 두통, 인후통이 나타나고,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보통 3~4주간 증상이 지속된다.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비슷하여 자연 회복되지만, 환자의 3~13%가 폐렴으로 진행된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8일 보도자료에서 “5~9세에서 많이 발생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중국 등지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국내도 조만간 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의약품 수급을 포함한 선제적 치료 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했다. 협회는 “최근 독감 환자의 급증으로 진료에 큰 애로를 겪고 있는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유행하면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은 또다시 오픈런과 마감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중국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증이 유행하며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6일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 계열의 보건 매체 건강시보에 따르면 북부 베이징과 허베이성, 중부 허난성,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 등 중국 전역에 걸쳐 호흡기 질환 환자로 인해 소아병원이 과밀 상태에 놓였다. 베이징 우호병원은 9월 초부터 소아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해 일일 평균 외래 및 응급 방문 환자가 1600~1800명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수도소아과병원에는 최근 일평균 외래 환자가 2000명 안팎이고, 소규모 야간 외래 진료소에도 하루 8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허난의 상황도 비슷하다. 허난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 소아과 부주치의인 저우룽이는 “현재 소아과 외래환자 방문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 매주 평균 소아 외래환자 수가 2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일일 평균은 3000명 정도”라며 “호흡기 질환이 약 60%를 차지하는데, 인플루엔자와 마이코플라스마의 교차 감염이 발생했고, 일부 어린이들은 며칠 뒤 폐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남부 광시성 류저우시 모자보건병원은 최근 하루 평균 환자가 1300명 이상이며 소아 병동은 최대 부하 상태로 운영 중이라고 발표했다.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는 마이코플라스마가 많이 유행하는 해다. 독감 계절과 기타 요인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기침 등에 시달리면서 소아 외래 방문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환자의 기침이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의 비말 전파 또는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므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집단 시설이나 같이 거주하는 가족 사이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다”며 “증상이 발생한 이후 20일까지 전파가 가능하므로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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