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김단비가 부진하다? 박지현이 있다!

손동환 2023. 11. 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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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183cm, G)이 김단비(180cm, F) 대신 나섰다.

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천 하나원큐를 57-53으로 꺾었다. 적지에서 두 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시즌 첫 연승 또한 기록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통합 6연패를 차지했다. 통합 6연패 이후에도 정규리그 1위나 챔피언 결정전 진출 등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2022~2023시즌. 우리은행은 또 한 번 통합 우승을 해냈다.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WKBL 플레이오프 제도가 바뀐 이후 첫 우승이었다.(WKBL은 2020~2021시즌부터 정규리그 1위 팀에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주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주전들의 공수 조직력이었다. 김정은(180cm, F)과 김단비, 박혜진(178cm, G)과 박지현, 최이샘(182cm, F)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이 형성됐기에, 우리은행의 우승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우리은행은 2023~2024시즌 개막전에서도 부산 BNK 썸을 74-70으로 꺾었다. 김단비가 트리플더블(32점 17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하드 캐리했다. 하지만 유승희(175cm, G)가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김단비의 부담이 더 커졌다.

김단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이가 있다. 박지현이다. 박지현은 BNK전에서 44분 8초를 소화했다. 진안(181cm, C)과 양 팀 선수 중 최다 출전 시간. 14점 14리바운드(공격 7) 3어시스트에 1개의 블록슛으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김단비와 함께 개막 첫 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박지현은 경기 시작 5분 동안 공격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슈팅 한 번 하지 못했다는 뜻. 공격 리바운드 가담과 스틸 등 공수 모두 에너지를 쏟았지만, 우리은행의 침체된 분위기에 같이 휩쓸렸다.

그러나 박지현은 하나원큐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자신의 피지컬을 자신의 수비수에게 활용했다. 페인트 존에서 자리를 잡은 후, 패스나 골밑 득점으로 하나원큐를 괴롭혔다. 1쿼터에 4점 3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 0-6까지 밀렸던 우리은행도 11-13으로 나빴던 흐름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2쿼터 초반에 더 과감하게 움직였다. 먼저 수비 리바운드 후 볼을 직접 몰았다. 왼쪽 사이드 라인에서 함께 뛰는 나윤정(173cm, G)에게 패스. 나윤정이 3점으로 화답했다. 우리은행의 첫 역전(14-13)이 이뤄졌다.

그리고 박지현은 하나원큐 페인트 존을 계속 두드렸다. 림 근처에서 백 다운 동작에 이은 피벗과 슈팅 페이크 시전. 수비수를 쉽게 따돌렸다. 점수를 따내거나, 파울 자유투 유도. 하나원큐에 계속 수비 부담을 안겼다.

또, 박지현은 김단비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림 바로 밑에서 포진해, 하나원큐의 확률 높은 공격을 차단했다. 하나원큐의 야투를 무산시킨 후에는 수비 리바운드. 공격권 획득 작업까지 철저히 했다.

그러나 박지현의 공격 작업이 1쿼터만큼 효율적이지 않았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판단이 그렇게 정확하지 않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찬스 구분 작업과 찬스 형성 타이밍이 그랬다.

박지현은 3쿼터 들어 하나원큐의 강해진 수비에 묶였다. 볼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 또한 3쿼터 시작 4분 만에 27-35로 밀렸다.

하지만 박지현은 대응법을 찾았다. 하이 포스트에서 볼을 멈춘 후, 베이스 라인에서 림으로 돌진하는 선수들을 찾았다. 림 근처에 포진한 이명관(173cm, F)과 고아라(179cm, F)에게 패스. 연속 4점을 도왔다.

김정은이 박지현을 막아섰지만, 박지현은 과감했다. 오히려 운동 능력이라는 강점을 활용했다. 그리고 김정은과 간격 확인. 김정은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박지현은 3점을 쐈다. 박지현의 전략은 적중했다. 덕분에, 우리은행은 2쿼터 종료 2분 47초 전 34-35로 하나원큐를 쫓았다.

또, 나윤정과 고아라가 박지현의 부담을 덜어줬다. 두 선수 모두 3점으로 우리은행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은 4쿼터 시작 4분 4초 만에 44-42로 재역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2분 전 49-51로 밀렸다. 그때 박지현이 또 한 번 힘을 냈다. 볼 없는 움직임에 이은 페인트 존 침투로 파울 자유투 유도. 자유투 2개 모두 성공했고, 우리은행은 하나원큐와 균형을 또 한 번 이뤘다.

우리은행이 살얼음판 승부를 할 때, 박지현이 얼음을 깨버렸다. 신지현(174cm, G) 앞에서 골밑 득점 성공. 이는 결승 득점이 됐다.

그리고 박지현은 하나원큐의 파울 작전과 맞섰다. 자유투 라인에서 부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그러나 자유투 2개 모두 성공. 치명타를 날렸다. 승부를 제대로 갈랐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도 “한 끗 차이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박)지현이가 참 무섭다(웃음)”며 박지현의 위력을 인정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우리은행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35%(13/37)-약 36%(13/36)
- 3점슛 성공률 : 약 21%(5/24)-약 47%(7/17)
- 자유투 성공률 : 80%(16/20)-60%(6/10)
- 리바운드 : 34(공격 8)-31(공격 5)
- 어시스트 : 15-13
- 턴오버 : 7-14
- 스틸 : 8-4
- 블록슛 : 4-5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아산 우리은행
- 박지현 : 38분 26초, 21점(자유투 : 11/12) 12리바운드(공격 4) 8어시스트 4스틸 1블록슛
- 나윤정 : 30분 53초, 11점 2리바운드
2. 부천 하나원큐
- 김정은 : 35분 16초, 13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
- 신지현 : 35분 37초, 12점(3점 : 2/2) 4어시스트 2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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