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불똥… 2차전지 연구 ‘방사광가속기’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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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신약·부품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사업비를 투입해 구축한 최첨단 가속기들이 전기료 인상으로 가동을 단축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전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도 지난 5월 시운전에 들어간 가속기 '라온(RAON)' 본격 가동을 앞두고 전기료 문제로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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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부설硏 전기료 예산 소진
3·4세대 가속기 운영중단 사태
대전중이온硏 ‘라온’ 가동 고심
“부품소재 개발 예산 확보 필요”
포항=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맞춤형 신약·부품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사업비를 투입해 구축한 최첨단 가속기들이 전기료 인상으로 가동을 단축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학·산업계에서는 가속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 확보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가 적정 예산을 갖춰놓지 않으면 전기료가 인상될 때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 연구 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일 각 연구소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경우 올해 책정된 전기료(약 100억 원)가 지난달 소진돼 3·4세대 방사광가속기 운영이 현재 중단된 상태다. 연구소는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12월 28일까지를 3차 가동시간(빔 타임)으로 잡고 운전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운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속기 빔 타임은 올해 목표치인 190일에서 160일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관계자는 “최소 30억 원 정도의 전기료가 추가로 필요해 자구 노력을 하는 데도 확보가 쉽지 않아 가동시간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대학 부설 기관이어서 교육용 전기를 쓰며 전기료는 지난해 대비 올해 20% 이상 인상됐다. 이들 가속기는 빔 라인으로 가동한 강력한 빛을 쪼여 물체를 분석하는 장치로 빔을 돌리는 데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특히 4세대 가속기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보유한 장치다.
가속기 가동 중단으로 각종 연구기관이나 대학, 기업의 연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장창환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분석평가연구센터장은 “2∼3개월 전부터 진행하던 2차전지 소재 연구를 못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2차전지 개발과 제품 생산 등 연쇄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속기를 이용한 10건의 각종 연구·개발(R&D)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상황을 고려, 내년도 전기료를 143억 원 정도 편성했지만, 내년에 전기료가 다시 오르면 올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에 따르면 올해 전기료 30억 원이 책정됐는데, 8억 원 정도 부족해 다른 분야에 사용할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단 관계자는 “내년에는 불가피하게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전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도 지난 5월 시운전에 들어간 가속기 ‘라온(RAON)’ 본격 가동을 앞두고 전기료 문제로 고심 중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계절별 싼 단가에 맞춰 가동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충북 청주시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산 기장군에 암 치료용 중입자가속기도 구축할 예정이다. 경북 지역의 한 교수는 “정부가 첨단 과학·산업의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초대형 가속기들을 도입만 하고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퇴보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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